오늘의 일기.

2015. 9. 10. 02:12 from Ordinary Rider

이 얼마만인가.

느긋하게 야라를 했다네.
길 막히는 강남대로도 흥겹고
사람 많은 헬한강도 즐
워라.

가는 날이 뭐라더니 때마침
메리다 스컬트라 게릴라 시승회
얼씨구나 이게 웬
나이스 타이밍

테너님이 함 타봐라 막 권하시니
주저하는 체했지만 와이 낫
오랜만에 타는데다 배도 고프고
리셋 로뚱답게 느리게 올랐는데
스컬트라 타고 다시 올라보니
2분이나 빠르네 힘도 덜 드네

잊어야해
돈 많이 드는 그녀는 잊어야해
다행히 내 몸도 머리도
망각에 능하네라.

내려오는 길에 콤에 들러
사장님의 제품 자랑 한참 들었는데
옷이 왤케 좋아
아까워서 어떻게 이걸 입고 운동을 하겠나

그녀도 잊어야지
후딱 잊어야지.


오늘은 특이하게 한강대교를 건넘


한강대교 아래서 Changsu Choi 기다리다 만난 길냥이.
날 스윽 처다보더니 흙을 두어번 파헤치고 응가를 하다.
#낯짝도두꺼운놈 #시원하드나
 — with 똥쟁이 길냥이


남자끼리 와서 기운 빠진 뒷모습.
#형도그맘안다 #ㅠㅠ — with 남자끼리 오면 뒷태가 슬픈 최창수.


메리다 스컬트라 게릴라 시승회를 딱! 마주침.


그래서 타봄.
#어머님이누구니 #도대체어떻게너를이렇게가볍게만드셨니
#그녀는너무비쌌어
 — with 메리다 스컬트라 팀.



콤에 들러서 노닥노닥


금개구리 정태윤의 작품을 감상
#자덕유명인툰 #나는듣보라없다
 — with Changsu Choi and정태윤.






Posted by jEdo :

사람들은 봄이 오고 꽃이 피면 그걸 보러 나들이를 간다.

거의 모두가 한 날 한 시에 몇몇 장소로 나들이를 간다.

꽃이 그날만 피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꽃이 그 언덕배기에만 유난히 많이 피는 것도 아닌데

누가 정해준 것처럼 꾸역꾸역 몰려들어서 길을 채운다.

어쩌면 남들 다 가는 그 시간에 그 장소에 가서

세상 수 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고 뭔가 안정감을 얻는지도 모르겠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오늘 자전거 타다가 지나간 달맞이 언덕

걸음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차드이 빼곡한 좁은 오르막길에는

기대와 희망과 짜증으로 버무려진 사람들이 

차창을 꼭꼭 닫은 채로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길 양 끝에는 

지옥행렬에 동참해야겠다고 줄 선 사람들이 앞 차를 재촉하며 아우성이었고.



오늘 작은 산 댓 개 넘고 왔는데

벚꽃은 우리 동네 뒷길이 제일 이쁘더라.



140406 살랑살랑 봄꽃 구경 혼자 라이딩 from jedo kim on Vimeo.




아. 드디어 오랜 숙원 컴/팩/트/ 크랭크 장착했습니다. ㅠㅅㅠ/

그 구하기 힘든 중고 컴팩트 (제 자전거에 새 물건 달면 다른 부속애들이 놀라겠죠...)

지인이 로터 큐링 달고 싸게 넘겨줘서... ㅠㅠ


근데 컴팩트 다니까 업힐이 좀 쉬운 거같긴 한데 느려지기도 한 거같고...;;;

몇 번 더 타봐야 적응도 되고 체력도 정상이 되겠죠.

암튼 그렇다구요.



Posted by jEdo :

간만에 라이딩 보고

2014. 3. 21. 12:49 from Ordinary Rider

겨우내 안 탔습니다.

부산 올 때 '부산은 겨울에 안 추우니까 시즌 오프 없다'고 했지만

오히려 서울 있을 때의 1/5정도밖에 안탑니다.

자전거요.


엊그제 올해 들어 두 번째 라이딩 했습니다.

첫 라이딩은 지난 일요일에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후기따위 생각도 못했고

키캠 블랙박스도 설정 잘못해서 네 시간동안 녹음만 돼버리고...

해서

정신 가다듬고 화요일 아침 업힐도 거의 없어 가벼운 맘으로 떠나는 법기수원지 라이딩엔 

블랙박스도 잘 챙기고 

물통에 이온음료도 챙기고

보급식도 챙기고

아.. 체력을 못 챙겼네요...


암튼 쉬운 길 어렵게 다녀왔습니다.

사실 시내 벗어나니 업힐은 없는데 평지도 없던...

계속되는 2-3% 경사...

누구한테는 평지지만 저한테는 업힐이던데요 그게..

게다가 맞바람 정말 너무 미워요...

하고 맞바람 욕이라도 해야 제가 조금이라도 덜 못나 보일 것만 같은 찌질함이 몰려와요.


키캠블박에 찍힌 영상을 처음 만져보는 아이무비로 짜깁기해봤습니다.


140319 평일 아침 법기 수원지 간다. 느긋버전 from jedo kim on Vimeo.



해놓고 보니 맨 똑같은 궁뎅이춤만 한가득...

그래서 짧게 줄여본 거.


140319 평일아침 법기 수원지 간다. 다급버전. from jedo kim on Vimeo.


암튼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영상은 허섭합니다.

담엔 좀 잘 만들어볼게요.



다녀온 흔적.



법기 수원지 풍경 속의 자덕들


법기수원지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등줄무늬 다람쥐


집에 와서 발견한 뒷바퀴의 참혹한 현실. 공기 ¼ 빠짐... ㅠㅠ


Posted by jEdo :

설욕! 금정산성

2013. 7. 19. 15:11 from Ordinary Rider

부산 금정구에 금정산이 있고 거기엔 금정산성이 있으며 산성을 향하는 산성길 꼭대기엔 산성 남문이 있다.

남문이 있는 지점 고도가 대략 400m, 초입에서 진행 거리 대략 4.5km, 이걸로 계산하면 평균 경사도가 11.25% (헉!)


말로만 듣던 이 길을 작년 요맘때 토요일 아침에 문득 땡겨서 혼자 갔다가 270m 지점에서 안해!를 외치고 되돌아 내려왔던 쓴 기억이 있는 

그런 길... (http://jedo.tistory.com/237을 보시라)


어제 늦은 밤, 그 길에 설욕을 하고왔다.


평균 경사도11% 중 고도 250-350m 구간은 대략 평군 13%는 되지 않을까 싶은 가파른 길...

꼬부랑꼬부랑 길을 오르다보니 어느덧 그날의 그 장소를 발견하고 또 한 번 자전거를 멈출뻔했으나

먼저 올라가버리지 않고 옆에서 보조 맞춰주는 도마뱀이 덕에 꾸역꾸역 정상에 무사히 도착했다.

올라가는 내내 도마뱀이의 컴팩트 크랭가 어찌나 부러웠지는지...ㅠㅠ

그러고보니 작년에 오를 땐 스프라켓도 25T였네... ㅠㅠ

무릎들, 미안하다... 내가 나빴네...



크하하. 여기가 금정산성 남문


한참을 올랐으니 내려오기도 한참 걸리지... 브레이크 잡이 손아귀가 얼얼해질 때쯤 평지에 도착하더라...

콜라 한 병 빨고 양산 거쳐서 고갯길 낑낑낑 올라서 노포동에서 오르막은 끗!

집까지 기나긴 내리막과 평지만... 흐흐흐.


이렇게 만덕고개 이후 부산 고개 정복의 쾌거...

라고 말하긴 너무 초라하군.


천태호는 언제 어떻게 올라가본대... ㅠㅠ



그렇게 돌고 온 길은 다음과 같음.


Posted by jEdo :

요즘 도싸 부산방 고정 코스가 된 해운대-반송-송정해안도로-달맞이 코스를 달렸습니다.

막 앞에서 강하게 끌어주셔서 전 그냥 맨 뒤에서 시냇물처럼 흐르기만 했는데도

나날이 기록이 향상되고있다는 놀라운 소식입니다.


참고로 저의 기록 향상 상황을...
철마면 안평리 산22 13 Climb  6/24 : 6' 31" -   6/27 : 5' 56" -   7/11 : 5' 25" -   7/15 : 4' 51"
고촌-기장꼭대기                               6/24 : 15' 35" - 6/27 : 11' 11" - 7/11 : 10' 06" - 7/15 : 12' 28" (요건 정상 전에서 멈춰서 시간이 늘었네요)
The Full Dalmaji or nothing at all                               6/27 : 13' 32" - 7/11 : 13' 23" - 7/15 : 12' 22"

그래봐야 뭐 아직 예전 체력 되찾으려면 멀었고
나날이 무릎만 걱정됩니다. ㅠㅠ

오늘의 로그

그리고 라이딩 마치고 알통에 가서 팔빙수를 먹을 수 있는 게 대단한 낙이 돼버렸습니다.
오늘도 곱빼기. 더 먹으라고 얼음 한 사발 주셔서 진짜 두 배 먹어버렸지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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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121108] 죽성라이딩

2012. 11. 9. 13:45 from Ordinary Rider

도싸 부산방 목요 정기 #무한입문 라이딩 다녀왔습니다.

날이 예상보다 포근해서 집결지까지 가는 길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나서 옷이 과한가 걱정을 했지만...

역시 외곽으로 나가니 서늘하더군요. 

 

코스는 종종 가는 반송-기장-해운대 코스에 살짝 죽성-송정 해안도로를 가미한.. 그런 코스입죠.

그 중 연화리-송정 해수욕장 사이의 기장 해안도로는 밤이 되면 차와 인적이 오나전 사라지고 4km의 TT 코스가 됩니다. 

살포시 업 다운이 있지만 오늘 달린 방향으로는 대체적으로 내리막이라 힘껏 쏘다가 체력을 소진하고  

달맞이 고개를 넘으면서 후회를 내뱉는 그런 코스 되겠습니다.

뭐 이 글 읽으시는 분들... 혹.........시라도 부산에서 라이딩할 기회가 생긴다면 함 달려보세요.


요건 죽성 등대에서 인증샷



+1. 오늘 잘 타시는 알통형님이랑 최양락쇼군이 앞에서 막 끌어주셔서 따라가다보니

달맞이 고개 2.1km 개인 기록을 갱신했군요. 

그래봐야 스트라바 19/28위일 뿐입니다만... 


+2 자정즈음 집에 와서 결석 약을 챙겨 먹어야한다는 구실에 닭가슴살이랑 만두 세 개 기름 없이 구어 먹었는데...

소모한 에너지 보충한 거 치곤... 아... 배가 부르네요. 이럼 잠 못 자는데... -_-;;;


오늘의 로그: http://connect.garmin.com/activity/241374306



Posted by jEdo :

[121105] TDN_확장코스

2012. 11. 6. 01:02 from Ordinary Rider

엊그제와 비슷한 시간에 출발했습다.

강변도로에 진입하니 남쪽 바다에서 묵직하게 바람이 불어줍니다.
그제만큼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모자란 수면과 맞바람을 탓해봅니다.
그제도 바람은 불었었는데 강변도로 하행 첫 코스에서 30km/h를 낼 수가 없다는 건...


을숙도 넘어 르노삼성자동차 공장 옆길로 들어서 북행을 하니.. 속도가 40km/h로 후욱 올라갑니다. 
바람탓이 맞았어요...

코스 절반쯤에 있는 편의점에 가까워지니 5시경...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서 에너지바 꺼내서 우물우물 먹는데 동네 여중생 둘이 컵라면 사들고 옆 테이블에 앉습니다.
냄새가... 냄새가... ㅠㅠ
당장 뛰어들어가서 하나 사들고 나오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히지 전에 얼른 출발합니다.


오늘은 도시락만.jpg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도로에 차가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역시 역행은 뒷바람.. 살살 속도를 내봅니다.
공항로에 들어서서 본격 북행을 하니 40km/h 이상 달리는 게 수월할만큼 바람이 밀어주네요.

아싸 싶어서 막 속도를 높였으나...

현실은 이미 30km 정도를 맞바람 헤치고 달려온 지친 두 다리... -_-;;

하지만 이 도로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12km나 마음껏 속력을 낼 수 있는 평지도로입니다.

누구나 달리는 길이고 스트라바에 기록이 고스란이 남습니다.

침이 질질 흘러도 일단은 달립니다.


구포대교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느라 몸이 왼쪽으로 살짝 움직였는데 

트럭 한 대가 스치듯... 정말 닿을듯말듯하게 슝하고 지나갑니다.

다들 넉넉히 여유를 두고 피해주는데 그 차는... 

겁주려고 그랬나... 

나 그런 상황에 겁 안 먹는데... 

미안...


구포대교는 차가 많아서 인도로 살살 건너고 다시 남행. 

맞바람 덕에 속도는 줄지만 30km/h 유지하려고 마지막 기운을 뽑아냅니다.

힘들지 않을 리가 있을 리가 없지요.

누군가 자전거를 타는 것은 고통을 즐기는 거라고 멋진 말을 했던데...

즐겁기는 개뿔...

그냥 뭐에 중독된 건지 생각할 틈도 없지만 달릴 수 있다는 게 좋아서 달립니다.

어. 즐기는 건가...? ㅎㅅㅎa


1시간 51분을 달려서 53.1km 라이딩 완료.

평속은 28.8km/h... 그제보다 0.5km/h 빠릅니다...만... 뭐 그게 그거란 거네요.


그제 내려갔던 체중은 주말에 한 끼 잘 먹어준 덕에 절반 반납했습니다.

뭐 이렇게 조금씩 내려가는거죠.


올 겨울은 시즌 오프 없습니다.



오늘의 로그: http://connect.garmin.com/activity/240459609



Posted by jEdo :

TDN: Tour de Nakdonggang.
푸득님의 한 마디에 서울 바이크당이 뺑뺑 도는 Tour de Hangang을 본따서 저 혼자 종종 도는 낙동강 주변 한 바퀴 돌기 코스를 그렇게 이름 붙여봅니다.
바로 http://jedo.tistory.com/238 여기서 달린 코스가 기본 TDN.

오늘은 확장 코스로 돌았습니다.
이 코스는 굇수들의 집합체인 심바이크 수요 라이딩 코스로 제가 올 봄 완전 리셋된 몸으로 도전했다가 일찌감치 자진 낙오한 후
재도전을 꿈꾸며 혼자 훈련하는 코스인데 경사는 다리 건널 때 두번 외엔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한 그런 평지 코스죠.
문제는 언제나 강바람 바닷바람 씽씽 불어준다는 거...

위에 링크 단 나흘 전 라이딩 때 평속이 좀 나와준 거에 고무고무돼서 
오늘은 확장 코스... 욕심 좀 냈습니다.

나흘 전엔 바람이 안 불었드랬습니다... 웬일로...
오늘은 낙동강도 남해도 정신 차리고
슝슝슝 열심히 바람을 불어줍니다. 줸...

무정차를 꿈꿨지만 달리면서 챙겨 먹은 에너지바의 기운이 채 10km를 못 가서 바닥나고 편의점행...
초코바 + 번 인텐스로 기운 차려주니 해가 넘어가려고 막 그럽니다.
부산은 동쪽이라 서울보단 아무래도 해가 쬐금 일찍 떨어지는 경향이 분.명. 있습니다.

1시간 50분만에 53km 달려서 집에 도착. 평속 28.3km/h!! 


희소식:
요 며칠 좀 탔다고 체중이 2kg 줄었습니다!!
살은 빠지는데 체중 지겹게 안 줄더니 드디어 체중도 줄기 시작... ㅠㅠ

기뻐요.


오늘의 로그: http://connect.garmin.com/activity/239618227


Posted by jEdo :
달려봐야 42km...
부산 와서 홀로 라이딩을 댓번 했구요.
일산에서 한강 나가듯 갈만한 가까운 곳이라곤 낙동강변밖에 없는데
집에서 낙동강까지 나와서  위 아래로 훑어줘봐야 50km가 안 되네요.
대한민국 제2의 대도시 부산은 생각보다 많이 크지 않아요.
다음번엔 코스를 연장해봐야지...

 을숙도대교 아래서 본 바다... 라고 생각한 저기는 아직 강... 더 갔었어야하는구나...


Posted by jEdo :
제목이 거창합니다.
현충일은 월요일이었고 지금은 금요일 밤을 넘긴 새벽.
이렇게 후기가 늦어버린 것을 반성합니다.
생업이 다급하기도 했고 
시간을 억지로 만들어서 자전거는 타도 책상에 앉아서 일 안하고 후기를 쓸 용기는 없었습니다.

각설하고...

어린이날 춘천에 가는 길에 우리 다닥사마 이미 원대한 꿈을 비춰보였던 로동당사 방문 라이딩이 낮은 호응으로 인해 지지부진 외면당해오다 한 달만에 드디어 빛을 발했습니다.
그 덕에 전체 코스가 '소요산역-로동당사 왕복 코스'에서  '중랑천 라이딩 + 소요산역-로동당사 순환 코스'로 변경되는 동시에 음청나게 늘어버렸습니다.
공지 뜨고.. 오호.. 이번엔 호응이 놀랍습니다.
지원자가 스무명을 넘겼습니다.
이 중 몇명은 한주 전 대청호 원정 때 한 분이 무려 한 시간이나 지각을 해주셨던 뼈저린 기억을 가지고있어서 이번엔 아무도 기다리지 않고 도망치겠노라 다짐 비슷한 걸 암암리에 나눴습니다.

아. 미리 밝혀두는 것.. 
전 카메라를 가지고는 갔는데 영 찍지를 못했습니다.
자전거 타면서 사진 찍는 거.. 엄청난 사명감이 필요한 일입니다.
전 그런 거 받아본 적 없나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진은 요즘 사진에 대한 사명감 충만한 베가님의 것과 껌팔님의 것이고 더러는 다른 몇 분의 것입니다.
우린 다 서로 공유합니다.


후기 시작.


6월6일 해가 뜨..기 쫌 전에 제가 눈을 먼저 뜨고 서둘서둘해서 지하철 쩜프를 합니다.
이번에도 옥수역까지.
늦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아이앰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도 하고 했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과묵한 은평구 남자 @cjw_soul 지원님과 음.. 아이디 모릅니다. 엘리님 친구분.. MTB 타고 오셨습니다. 저지가 참 독특하고 멋집니다.


뜻밖의 분들도 계십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 만날거라 기대 안했던 피나렐로 로드의 @kate9145님과 이쁜 싱글기어차를 가지고 온 @Leemchae0111님


닥흄님은 전날 펑크났던 타이어 수리가 잘못 돼서 얼른 다시 손 보고 소요산역으로 바로 오기로 했습니다.
테너님과 림쓰님은 사정이 생겨서 못온다 했습니다.
그 외에 누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우린 반드시 그를 버리리라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습니다.
힘이 된다면 따라올 수 있을리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아.. 바로 그때... 멀리서 옛날 만화책의 방사형 빗살 집중효과같은 아우라를 흩뿌리면 달려오는 핑크색 점 하나...
 

위험하다는데도 절대로 천천히 달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천천히 왔다가는 매부터 맞고 시작했을겁니다.


핑크슈렉 락싸님이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를 외치며 무정차로 통과함으로 라이딩이 시작됩니다.


날씨 좋았습니다. 
처음 가보는 중랑천 자전거 도로는 한강에 비해서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문득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비극>의 주인공이신 이젠 탈퇴한 초대 시삽의 고충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샤니아빠님은 그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멤버이시고 그날 그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저지를 입고오셨습니다.

망월사역에 도착했습니다.
 


불꽃 페달질로 쿠루님이 배웅 라이딩을 와주셨습니다.
연휴엔 데이트를 해야한다고 염장 살짝 질러주고 홀연히 사라지셨습니다. 에퉤퉤 하나도 부럽다.



"에.. 왜 이래요.. 저거 좋은 차라구요..." 하고 말씀하시는 건 아닙니다. ㅋ


플렛폼에서 새로 뽑은 BMC SLC01를 끌고오신 가니메데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시승을 했던 SR01인줄 알았는데 사진 다시 보니 프로 머신 SLC01이군요. 역시 뱀씨 디자인은 최곱니다.



덜컹덜컹...  지하철 여행...
그리고 소요산역 도착.


늦게 도착하시는 분들 기다리며 물통도 채우고 남들 몰래 배도 채우고... 하다가 딱 걸린 어떤 무리들입니다.


멀리멀리 청주에서 디스코리아님이 친구분과 도착했습니다.
청주까지 원정 갔던 우리도 우리지만 청주에서 거기가 어디라고 단 둘이서...
게다가 위의 '친구분'은 검정 긴팔 바람막이 차림에 커다란 DSLR 백팩을 메고 땀도 별로 안 흘리며 그 달리셨습니다. 
적당한 사진이 없네요... 대애단한 청주 사람들...  

업힐 더 이상 없다고 했지만 업힐은 계속 등장했던 아픈 기억을 심어준 위험한 사람입니다.


빵꾸  때우고 쩜프한 닥흄 언니도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본격적인 라이딩 출발합니다!

하고 호기 좋게 붕붕 페달질을 한 지가 10분도 안돼서
펑슈욱...
접니다.
뒷 바퀴가 터졌습니다.
슈발베 직원인 인영씨가 달려들어서 아주 꼼꼼하고 세심한 수리를 해줍니다.
상이라도 주고싶을만큼 최고로 친절하고 착한 청년입니다.

제 타이어가 분수에 용도에 맞지 않는 쫌 고가 경주용이라 약하다고, 두툼하고 저렴한 투어링용으로 바꾸라고 자상한 말투로 따꼼한 충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타이어가 조금 찢어져서 닥흄 언니 제공 순간 접착제를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인영씨는 성격이 좋아서 웃습니다.
저도 웃지만 속에선 살짝 똥줄이 탑니다.
그 와중에 빈 공구통이 덱데굴 차도로 굴러가서 트럭에 한번 멋지게 밟혀줍니다.
그래도 멀쩡히 살아서 저렇게 서있습니다.
그날 저의 첫 번째 손실은 타이어+튜브+공구통 콤보였습니다.

'뽄드 가져오께요.'
닥흄 언니의 뒷모습이 당당합니다.


다시 출발.. 얼마 못가서 갈림길에서 잠시 멈췄을 때 인영씨가 수리한 타이어를 살펴보더니 다시 바람이 새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후 서비스까지... 친절 대장 인영씹니다.
새로 투입된 튜브의 수명은 10분쯤이었습니다.
두번째 손실입니다.

이번엔 다닥사마가 덤벼듭니다.
두번 다 제 타이어였는데 전 왠지 타이어만 벗겨내고 남의 일처럼 구경을 합니다.
찢어진 타이어를 메꾸기 위해서 희생할 지폐가 필요했습니다.

뽄드에 이어 닥흄 언니가 선뜻 천원을 내밀었습니다.
멋지다.

다 같이 기다리며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몇명만 남아 수리를 마저하고 출발하라고 했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먼저 후루룩 달려가서 영문도 모르고 멀리 점이 돼서 기다리던 베가님이 있는 곳까지 달려간 그 무리들은 왠지 이동을 안하고 꼼지락거리다가 우리가 출발할 때가 돼서야 출발을 했습니다. 펑신이 그새 그리고 가서 손교수님이 공격 당했답니다.
혼자가 아니라 외롭지 않았습니다.


다시 출발....

멋지게 두 줄 지어서 경치도 즐기고 신납니다.

새 로드차를  뽑고 적응도 하기 전에 아드레날린 과다 증세를 보이면 사흘 내리 강행군을 해서 결국 무릎 뒤 인대에 탈이 났던 아그네스양은 이번 원정은 쉬라는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침에 집결지에 나와서 모두를 걱정하게 만드는 짐이 될 줄 알았는데 말도 안되게 선두 뒤에 바짝 붙어서 잘만 달려줍니다.
바이크당 다음 여괴수 자리는 다른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됐습니다. 

신났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그늘만 보면 서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구멍가게 옆 큰 나무 그늘에 멈춰서 물도 마시고 선 블락도 새로 바르고 노닥노닥했습니다.

 

그리고 업힐이 시작됐습니다. 

클릿을 장착한 후 장족의 발전을 보이는 엘리님과 멋지게 뒤돌아보며 후미를 걱정해주시는 케이트님이십니다.


고된 업힐의 정상에서 다운힐을 힘껏 내려오니 다음 업힐이 보이고 내려오던 힘으로 달려 올라가야한다고 막 생각한 그 때.. 
아.. 절경..
선두 그룹은 하나같이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부랴부랴 자전거를 멈춥니다. 
 
사진엔 제대로 담기 어려운 이런 경치...


를 배경으로 사진 사아아아아진 또 사아아아아진이랑 사아아아아진... 베가님의 파노라마 사랑을 매도하진 않습니다....만 지나가던 핑크슈렉을 미처 걸러내지는 못했네요.



그리고 가니메데님의 멋진 단체 사진

 


그리고 또 달립니다. 달리러 왔으니까요.
싱글기어로 업힐을 오르는 게 역시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림채님이 어떻게 올라오나 했더니
멋쟁이 인영씨가 자전거를 바꿔줘서 가볍기 그지 없는 온통 카본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인영씨는 싱글기어+평페달 자전거를 클릿 슈즈를 신은 채로 슉슉슉.. 업힐을 평지처럼 다닙니다.
선수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역시 적절한 사진 없습니다.


점심을 먹었습니다.
물론 계획했던 동네도 아니고 계획했던 식당도 아닙니다.
여행에서 이런 계획은 무너져야 맛이 납니다.
이런 즉흥적인 면도 없는 짜여진 여행이 그게 어디 여행입니까.
우연히 들른 한적한 길가의 중국집에서 의외로 깨끗하게 잘 튀겨진 두툼한 탕수육과 녹차가 들어간 녹색 면발의 짜장면과 시원한 콩국수 등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중국집 사진은... 제가 우스꽝스런  꼴을 하고있어서 패스.. 합니다.  -ㅅ-;;


로동당사를 향해 달립니다.

닥흄 언니의 저지 등번호 68에 대한 여러 의견이 분분했지만 비밀을 밝혀낸 건 저였습니다.
그런 심오한 뜻이 담긴 것인줄을 입고있는 닥흄 언니도 몰랐답니다.
괜히 뿌듯해봤습니다.


로동당사에 도착


뭐 그냥 낡은 건물 잔해... 
서태지와 아이들 뮤직 비디오에서 본 그 시멘트 덩어리...
이거 보자고 그 먼 길을 고생해서 달려왔다기엔 좀 허무했습니다.

그래서 기념 촬영을 실컷 했습니다.

이렇게


삭막한 시멘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로동당사의 풍경이 바이크당원들의 밝은 웃음으로 떡칠이 돼서 아름답게 변신합니다.

라고 아홉시 뉴스에 나온 사회부 신입 기자같은 멘트 한 번 써봤더니 아주 얼굴에 눈코입이 사라질 것만 같군요.

다들 신나게 별별 사진 잘 찍으셨죠?
전 화장실 갔다왔더니 다들 떠날 채비를 하시더라구요...
단체 사진에 안 빠진 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시간에 계획보다 많이 늦었을겁니다.
이제 볼 것 다 보고 먹을 것 다 먹었고 달려 달려서 해 지기 전에 소요산역에 도착하는 게 유일한 미션...
샤니아빠님이 선두에 붙박이로 붙어서 우리를 시속 40km로 씽씽 끌어주셨습니다.
중간에 저도 희생 정신으로 칠갑을 한 번 해본다 생각하고 선두에 섰는데 뒤에서 '수퍼마켓 찾으면 멈추세요!' 했습니다.
그리고서 100미터쯤 가서 수퍼마켓을 찾았습니다.
전 그렇게 멋지게 선두로 달렸습니다.


몇몇 분들은 체력이 달려서 기차로 소요산역까지 점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한 분들은 페달을 돌렸습니다.
정신은 다른 세계로 보내버린 듯한 눈빛을 하고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것만같은 선두의 샤니아빠님이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습니다.

달리던 중에 제가 물통을 케이지에 끼우다 놓쳐서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제 머리 1m쯤 위에서 떠다니던 저의 정신이 저의 육신을 나무라는 걸 느꼈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물통을 밟은 저도 넘어지지 않았고 튀어오른 물통을 맞을 뻔했던 아그네스양도 놀라운 순발력으로 피했다.. 고 하는데 뒤에서 벌어진 상황은 보지 못해서 정말 얼마나 멋졌는지는... 제가 기억하는 건 다운힐에서 울려퍼진다는 아그네스양의 그 비명.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물통... 이날 제 마지막 손실입니다.


소요산 역에 도착했습니다.
공식적인 원정은 여기서 끝입니다.



그 후에.. 뭐 뒷풀이가 소중한 절반 정도는 M7바이크 이웃에 있는 고기집에서 문 닫을 때까지 고기  떨어질 때까지 퍼먹을 해서 긴 라이딩으로 소진했을 열량을 보충해냈습니다.
이래서 운동을 해도 살이 찝니다.


어우.. 후기..
바로 썼어야하는데
월요일에 갔던 원정을 나흘이나 지나서 쓰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벌써...
아마 상당부분 조작이나 상상에 의존한 부분이 있을겁니다.
다행인 것은 같이 갔던 여러분의 기억력이나 저의 기억력이나.. 뭐... 거기서 거기겠지요.
제가 이랬었다.. 하면 그냥 그랬나부다... 하고 믿으시는 게 여러모로 이롭습니다.

앞도 뒤도 없고 밑도 끝고 없는 후기 여기까지! 

 

Posted by j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