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쓰다 길어져서 퍼다 옮기는 글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거 알아요. 보관용이죠.

 

 

 

메이저 연예인이라면 누구도 하지 않고있는 '짓'을 윤종신이 해버렸네.
청와대 인근 주민이라 느낌이 남 달랐던 걸까? ㅎㅎ
티비 시사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뽑아내는 썰전의 진행자도 그 화면 밖에서는 시국에 대해서 함구하다시피는 한국 주류 연예인들의 비겁함에 비추면 말도 안될 노래에 가히 혁명적인 비디오. 다소 지겹고 한편 불편한 운동권표 음악과 영상들을 뛰어넘는 (사실 운동권표 끝까지 잘 안 보기때문에 매우 주관적이고 삐뚤어진 비교겠지만) 내용과 연출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70-80년대엔 권력자가 수시로 사적인 술자리에 연예인을 데려다 술시중을 들게도 하고, 유명 중견 연기자가 권력자를 연상시키는 탈모이라는 이유만으로 십수년 밥줄을 끊어 재기가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하고, 미모의 배우들을 노리개로 삼는다는 소문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했지만 지금은 그 악당들의 후예들이 저지른 잘못을 따지고 처벌할 수 있는 정도는 이 사회가 자랐는데도 유독 그 낡은옷을 벗어 버리지 못하는 곳이 '메이저 연예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들이 이 사회에서 극소수로 선택받은 덕에 누리는 대단한 혜택과 그와 함께 갖게된 영향력과 파급 (다른 말로 하면 권력)을 생각한다면 말 한 마디가 신중해지겠지만 그 신중함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는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차있는 것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 더욱 그들을 소위 '이해한다'고할 수가 없는 것이지. 게다가 그들은 당장 일거리가 다 끊겨도 생활에 지장을 받을 리가 없는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 부와 노후대책은 (이런 힘든 세상에서!) 챙겨둔 이들이고 방송사 입장에서도 사회의 (이렇게나!) 큰 흐름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 견해를 말한다고 그들을 내칠 수 없을만큼의 힘을 가지고있으니 이건 나같은 가난뱅이 소시민이 이해해주는 게 오히려 같잖고 우스꽝스러운 일이라서 게스트 출연자 입에서 시국이 연상되는 단어라도 비추면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이건 저 사람 사견이라고 코멘트를 달고 웃음으로 무마하는 그 착하디 착하다는 유재석 마저도 (이런 이유에서만 은 아니지만) 칭찬은 커녕 좋아할 수가 없다.
 
그게 길들여진 비겁함이건 공포에 길들여졌다는 핑계로 혹시라도 받게될지 모를 한 두 마디 지탄마저 피하고싶은 안일한 비겁함이든 비겁함에 붙여줄 수 있는 다른 이름은 없는 것같다.
 
강한 힘은 강한 책임과 함께 온다고 벤 삼촌이 그랬지.
책임을 외면한 사람들에겐 책임을 물을 날이 찾아온다.
박근혜 외 다수들에게 온 것처럼 갑자기.
 
#라익이아빠까방권발급
#부지런함성실함도칭찬
#그러고보니씨제이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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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 https://www.facebook.com/craigjdkim/posts/10204627067954877?pnref=story 을 옮김.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59171&fb=1


1. 위 링크의 기사는 이천수가 '슛 포 러브'에 참여해 국민대학교 체육관 관중석 꼭대기 에서 공을 차서 다섯 번만에 골인에 성공한 영상을 포함한 위키트리의 기사(?)이다.

2. 슛포러브 (Shoot for Love)는 한국에서 출발한 캠페인으로 세계 유명 축구선수들이 참여해서 갖가지 축구 슛 묘기를 성공시키고 기부금을 모아 소아암환자들을 돕는 캠페인이다. 그리고 슛포러브는 페이스북에 자기네 페이지https://www.facebook.com/shoot4love/ 를 가지고 캠페인을 홍보한다.

3. 위키트리는 인터넷 언론사(맞나?)이지만 소셜 미디어들을 통해서 기사들을 확산시키고 그 주된 통로는 아마도 페이스북일 것으로 안다.

4. 위키트리가 슛포러브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공유하지 않고 영상 소스인 유투브 링크를 따다가 글 몇 줄 써서 자기네 기사로 만들어 페이스북에 퍼뜨리면 슛포러브에게 도움이 될까? 기사엔 슛포러브에 관한 짤막한 소개는 있지만 슛포러브의 페이스북 페이지 링크는 없다. 아마도 대부분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이천수가 묘기에 성공한 것만 보고 말 것같다. 슛포러브에 관심이 생긴다 해도 이 기사에서 얻을 수 있는 건 거기서 끝이다. 슛포러브 캠페인의 노력을 훔쳐다가 자기네 조회수 올리는 데에 이용한 셈이다.

5. 얼마 전에 오마이뉴스에서 <피클>이라는 카드뉴스 섹션을 만들어서 페북에서 활동을 시작함으로 요즘 잘 팔리는 카드뉴스 시장에 가담했다. 포스팅들은 거의 다 남의 글 퍼다가 카드뉴스로 재가공하기. 
촌철살인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트윗을 하는 족족 퍼다가 자기네 로고를 큼직하게 박은 쪽뉴스로 만들어서 퍼뜨리는데 페북 유저들은 그 내용이 좋으니 좋아요도 공유도 엄청나다. 
두어 번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게 뭐가 어때서 그러냐는 답과 반응들.

6.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섹션은 언론사들의 기사를 모아두는 곳이고 언론사들은 기사를 퍼뜨리는 통로로 사용해 공생하는 관계로 지내왔지만 언제부턴가 기사 타이틀 아래에 있던 기사원본 출처에서 URL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그 기사를 '어느 언론사의 누가 작성한 기사'라기보다 '포털 서비스의 뉴스 섹션의 기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기사 다음 뉴스, 네이버 뉴스에서 봤다고 생각하지만 네이버 뉴스는 그 기사에 대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냥 비겁하고 치사하다.
포털들은 큰 놈의 힘으로 남의 노력을 빨아 먹고 자잘한 놈들은 굳이 뭐라고 욕해 주기 애매한 방식으로 남의 노력을 갉아 먹는다. 
숟가락 얹는 정도로 봐 주기에 이건 방해고 훼방질이다. 
심하게 말한다면 도적질이다. (이게 과연 심한 말인지도 모르겠다만 너 그렇게 남의 컨텐츠 훔쳐다 돈 벌면 안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말이 심하다고 화를 내더라.)

저작권이란 게 의미가 있기나 한 사회인가 근원적인 회의가 온다. 
이런 사회에서 뭔가를 창작한다는 건 과연 해도 괜찮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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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페북에 쓰다가 길어져서 블로그로 옮김.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성호(30)에 대한 연합뉴스의 보도이다. 

기사 중

이 문장에서 '훨씬한 외모'라는 기자의 표현에서 받은 충격에 묻혀서 미처 못한 얘기.

저 짧은 글을 읽는 순간 글에 깔린 '외모가 준수한 사람은 악행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전제를 읽었고, 그 어이 없는 전제가 우리 사회 바닥에 꽤 든든하게 자리를 하고있다는 것을 가볍게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얼마 없을 거란 느낌과 함께 '범죄형'이란 단어가 누군가의 외모를 꽤 선명하게 설명하는 사회이고, '관상'이라는 것이 사람을 첫 눈에 판단하는 대표적인 잣대로 수백 년 작동하고있는 사회에서 나고 자랐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에 관한 나의 어두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나에게 '사실 너는 얼굴이 범죄형'이라고 조심스럽게-그래서 도저히 농담으로 들리지 않게 고백해 주었던 어떤 훤칠하게 생긴 교역자와 어느 남자 연예인을 '아, 그 키 째끄마난 애요?'라는 말로 설명하던 그의 키 쬐끄마난 아내가 머릿 속에 둥실둥실 떠올랐다.

혹여라도 나의 상처나 아픔을 곱씹는 중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시기를 바란다.
난 매우 작은 키와 잘나지 못하고 좀 무섭게 생긴 얼굴을 가지고 물려 받아 평생을 살았지만 감사하게도 이런 외모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 배송비 절약 용으로 구매한 상품처럼 동봉된 채로 배송돼서 외모로 인한 아무런 불편을 겪지 않고 살아왔는데 외모를 가지고 사람을 속단하고 분류하는 집단 속에 들어가있다는 걸 문득 느낄 때 정말 마음이 심하게 불편해진다.

이런 풍토는 아마도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은 생략하고 얼른 판단해서 분류하려고 하는 성급함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 관계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애용하는 아이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람은 평생 한 이불 덥고 같이 살아도 잘 모르는 존재라는 걸 생각하면 그건 매우 어줍잖고 교만하며 잔인한 습성이 아닐 수 없다.

아... 멀리 가 버렸다.
암튼 눈빛이 무섭다거나 표정이 간사하다는 등의 얼굴에 쌓인 세월을 읽어내는 연습을 하시고 타고난 생김새를 사람 분류하는 잣대로 쓰는 것 좀 그만들 하시길...

남을 판단하는 그 잣대로 우리도 판단 받게 된다고.



+1. 사실 난 무섭게 생겨서 세상 편하게 사는 게 더 많다고 느끼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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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페북에 끄적이다가 글이 조금 길어졌길래 그대로 옮긴다.

하지만 #길어봐야페북.







2016 아카데미 작품상에서 경합을 벌인 두 작품 중 하나. 
작품상을 수상한 'Spotlight'를 며칠 전에 보고 작품상 선정에 대해 좀 의아했으나 'The Big Short'를 보고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둘 다 미국 내에서 일어나 '권력집단에 의한 국민들을 향한 조직적이고 더러운 어마어마한 규모의 범죄'에 대해 다뤘지만 두 사건의 충격과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감을 비교한다면... 차마 이 영화의 손을 들어 줄 용기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심사한다면 The Big Short의 압승.
시나리오, 연출, 연기, 음악 그리고 소재의 무게와 그것을 다루는 대담함까지 어느 한 대목도 소심했던 Spotlight가 이기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주는 충격을 실제로 그 일들을 현실로 겪은 사람들이 겪은 충격의 매우 적은 부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생각까지 여운으로 남겨준 연출이 무척 마음에 들지만... 밉다..


금융위기.
경제위기.
우리에게도 참 익숙한 단어들 아니던다..
그러므로 이 영화
꼭 보기 바란다.

경제용어가 어려워서 망설이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중간중간 친절한 해설도 재치 있게 배치했으니 긴장할 필요도 없다.

더불어 2011년 개봉했으나 봤다는 사람은 매우 적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기 전 24시간동안 내부에서 있던 일을 다룬 영화 'Margin Call'도 보길.


국내에선 왜인지 The Big Short가 금융위기를 먼저 눈치 채고 역이용해서 큰 돈을 번 사람들의 성공담인 것처럼 홍보가 됐던데... 왜 그랬지? 

헐리웃 제작사에서부터 그렇게 홍보해서 관객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려고 한 걸까? 
아니면 사실대로 무서운 영화라고 밝히면 아무도 안 볼 것같아서...?

이 중에 답을 찾으라면 후자가 될 것같군.



+1. 읽어볼만한 관련기사. 
제목엔 '빅소트를 즐기기 전에'라고 말하지만 즐길만한 영화가 아니다. 
기사 중 ' 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러운 영화를 탄생시켰다'는 구절이 이 영화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유일한 대목인지도 모른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1/14/story_n_8952430.html


+2. Steve Carell은 Fox Catcher 이후로 더 이상 코미디언이 아니다.


+3. 말미에 자막으로 붙은 ‘모두가 내심 세상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는 하루키의 소설 1Q84의 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라는데... 엊그제 읽기 시작한 책... 우연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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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스틸하트라니...
쉬즈곤이라니...

쉬즈곤 - 이 노래 제목은 한글로 쓰는 게 더 옳아 보일 정도로 한국에서만 롱런하는 느낌이 강하달까 - 을 아는 한국인 중에 
스틸하트의 다른 곡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쉬즈곤이 몇년도 즈음에 발표된 노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또 이 노래를 부른 밴드 이름이 스틸하트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되며, 
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고음 터지는 보컬 이름이 밀렌코 마티예빅이란 걸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나도 몰랐음. 지금 위키에서 보고 한글로 옮겨 적었는데 저 발음이 맞는지도 모름)

내 기억엔 자랑할 거라곤 시원한 고음을 질러대던 목청 뿐일 것같고 그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늙은 가수를 데려다가 
전성기 시절 노래를 시간관계상 짧게 편집해서 두 키쯤 낮춘 채로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모습을 꼭 봐야 행복한 걸까...?


존박아. 네가 나설 때다.

이 짤이 나서야할 때인가...



저 사람은 그렇게라도 활동하고 싶은 걸까...? 하는 데까지 탐탁지 않은 마음이 부풀어 올라서 슬쩍 검색을 했더니
스틸하트 활동기간이 1990-1992, 1996, 그리고 20년 훌쩍 건너뛰어서 2006-현재.. ㄷㄷㄷ

심지어 작년 펜타포트 록페에도 와서 복면가왕에서 한 거처럼 그렇게 했드랬었어...
그거 말고도 최근 몇년간 한국 방송에도 출연하고 드라마 OST도 하고 무려 '활발한 활동'이란 걸 한대... - 내가 티비를 안 봐서 몰랐던 건가봐.. 

그니까 밴드는 해체한지 20년이 됐는데 한국에서 추억 팔아 보자고 오라고 하니까 부랴부랴 밴드 다시 모아볼려고 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서 새 멤버...
90년대에도 그 몇년 동안 멤버 줄창 바뀐 역사를 보니 뭐 새삼스럽진 않겠네...

한국을 제2의 고향 - 은 윤수일 노래잖아 - 이라고 부른다고 방송 자막에 나왔지만 그게 정말 한 말인지 방송국 놈들이 지어낸 말인지는 알 바 없지 뭐...
지어냈어도 틀리진 않겠네.

90년대에도 좀 왔더라면 함께 나눌 추억이라도 있을텐데...

밀렌코 아저씨... 그렇게 말년의 돈줄로 한국을 잡으신 건가봐... -_-;;;

이렇게 해서 결론은 이제 벽안의 한국가수...


80년대에 그렇게 인기 절정이던 스콜피언즈가 활동도 안하시다가 환갑 훌쩍 넘겨서 갑자기 한국 와서 키 낮춘 노래들 힘겹게 부르는 꼴을 보여 주시어 
나의 기억에 스콜피언즈는 그런 밴드로 각인되게 해 주시었던 일이 새삼 떠오르네.

늙어서 뫼시면 몸값이 좀 싸서 그러는 걸까?

좋아하던 밴드도 음악도 아니지만...
괜히 봤어...


보컬 탱탱하던 오리지널로 씻어내자.



복면가왕 쉬즈곤 클립을 보다가 끄고 페북에 끄적인 글을 옮겨다 손 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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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귀향을 볼까 하다가 용기가 나지 않아서 동주를 보았습니다. 

결 곱게 그린 두 젊은이의 삶과 죽음 앞에서 눈물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 젊은이들의 고초가 이상하게 익숙해서, 

그들을 윽박지르는 일본인의 말들이 하나도 낯설지 않아서 당황스러웠고 

그렇게 익숙하고 가까운 아픔들이 여전한 땅에 살면서도 

그 중 어느것 한 토막 내것이 아니라서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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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보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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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



꽤 오래 묵혀두다가 티비에서 이동진이랑 류승완이 잠시 언급하는 거 본 김에 고른 영화 쫌 보는 김아저씨네 침실극장 병신년 첫 상영작 'Foxcatcher'.


김아저씨가 웬 일로 포스터에 보이는 배우 셋과 '레슬링이라는 키워드 외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화를 봤다. 

감독이 누군지 들춰 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주연이 Steve Carell이라 해서 코미디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을만큼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신뢰 강한 추천을 몇 번 받기도 했고, 류승완이 이 제목을 꺼내는 순간 이동진이 감탄하는 걸 보았으니 망설일 이유가 사라졌다고 봐도 된다. 


두 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동안 수면이 너무 잔잔한데 불안한 바다, 깊은 곳에서는 지진이라도 일어나고 있는 바다를 쪽배를 타고 혼자 건넌 기분이랄까... 

뭐라 평하기 힘든 비극이고 그게 실화라서 더 무겁다.

영화의 내용과 인물들에 관한 정보는 검색만 해도 숱하게 쏟아져나오니 다 늦게 본 입장에선 다룰 이유가 전혀 없어서 고맙다. ㅎㅎ

참고 삼아, 이동진의 라이브 톡에 참석했던 블로거가 이동진의 영화 해설을 정성껏 옮긴 글이 있어서 링크를 단다.


이동진의 라이브 톡: 폭스캐쳐(Foxcatcher) - 베넷 밀러의 세번째 실화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던 감독, Bennett Miller의 전작들이 무려 Capote, Moneyball! 

Phillip Seymour Hoffman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Capote는 그의 영화로, Moneyball은 극작가 Aaron Sorkin의 영화로만 기억하고있던 게 미안해지는 발견이다. (Moneyball에도 Hoffman이 출연한 게 어쩌면 감독 덕일 수도 있겠다)

그는 이 영화로 칸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도 위의 링크에서...)


그리고 주연인 Steve Carell. 이 영화에 가장 큰 비중과 시간으로 출연하지만 끝날 때까지 그를 발견할 수 없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호연을 보였지만 Channing Tatum은 말할 것도 없고 Mark Ruffalo조차 가려져버리는 강렬한 연기와 캐릭터 뒤에 배우가 숨어 버려 끝끝내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Bruce Almighty에서 짧고 강한 임팩트를 준 후로 한 번도 놀래키지 않은 적이 없는 배우였지만 그저 가장 진지한 코미디언 중 한 명이었던 정도였는데 이 한 편으로 명배우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봐도 좋겠다.




Foxcatcher (2014)

감독: Bennett Miller

출연: Steve Carell, Mark Ruffalo, Channing Tatum, Sienna Miller(뭐야?! 그 비중 적은 배역을...! 미녀가 평범함을 연기하니 못 알아 보지!!), 



이 눈빛이 어떻게 Steve Carell...


Posted by jEdo :



만화가가 그림 못 그리는 게 별 흠이 아니고 그림 못 그리는 만화가가 그림 잘 그려보려고 별 노력도 안하는 세상이 된 마당에 

데뷔부터 그림도 스토리도 현실감도 최고 수준을 보였고 계속 상승 중인 최규석의 현재진행형 송곳의 한 컷.

거칠과 힘찬 연필선을 살려서 작업한 송곳이라 볼 때마다 강하게 자극을 받는데 

엘리베이터 벽에 비친 구고신의 얼굴을 포토샵으로 반전시키지 않고 직접 그렸다는 것에 내가 감동...(을 해야한다는 게 씁쓸하기도 하지만 )

이런 작가의 존재는 고맙다.

Posted by jEdo :

jtbc에서 드라마로 만들고있는 최규석의 '송곳'에 관한 기사를 페북에서 공유하면서 코멘트를 달다가 글이 길어져서 여기로 자리를 옮겼는데 제목을 달고 보니 또 <...유감>이다.

내가 이렇게 삐딱한 사람이다. 어쩌겠나.

공유하려던 기사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별 상관 없어서 언급하지 않겠다.






내가 최근 가장 재미나게 보고있는 최규석의 만화 '송곳'을 드라마화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무척 기뻤고 그 놀라운 일을 벌이는 게 jtbc라서 미더웠다.

모기업이 노조 없는 재벌 삼성과 무관할 수 없는 jtbc가 무슨 수로 대 재벌 노조 투쟁에 관한 송곳을 드라마로 잘 만들어내겠나 하는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최근 jtbc의 다른 드라마들을 보면 이게 안될 이유도 딱히 없다. 게다가 손석희 사장의 jtbc 보도국을 보면 jtbc보다 이걸 잘 해낼 다른 방송사가 있을까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이 기대는 얼마지 않아 무참하게 짓밟히게 되는데...

캐스팅이... 


티비 드라마를 그닥 즐기지 않지만 늘 하나 쯤은 보고있는데 그 하나를 고르는 기준이 대부분 중요 배역 캐스팅이다. 

영화는 중요 배역의 배우들 외에도 감독이나 제작사가 선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지만 한국 티비 드라마의 경우는... 그냥 경험상 어느 배우를 기용하느냐 하나로 연출자의 안목과 실력의 상당한 분량을 가늠할 수 있고 그게 거의 맞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꽤 많은) 주연급 배우들은 나에게는 십 년도 넘게 활동은 쉬고있는 상태로 기억되고 그런다.


송곳이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든 건 누구든 tvN의 미생 드라마화 초대박성공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게 옳다.

그런데 드라마 송곳의 캐스팅은 미생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통과한 캐스팅에 관한 어떤 과정을 간과한 게 아닌가 하는싶다.

 

미생은 특이하게  티비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한참 전 웹에 공개됐던 짧은 프리퀄 드라마가 있었다. 

마치 미생이라는 거대한 고래 한 마리를 잡아놓고 이걸 어떻게 요리해야 좋을까 고민하다가 꼬랑지 부근 살을 조금 떼서 몇 가지 요리를 만들어보는 듯한 '간보기' 의도가 다분했던 프리퀄...

그 프리퀄에서 오상식을 연기한 조희봉은 말 그대로 만화를 찢고 나온듯 만화 속 오상식과 흡사하게 생겼고 만화 속 오상식처럼 꾸미고 예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만화 속 오상식을 복제해내 내가 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그 외의 배우들도 외모가 만화의 인물들과 매우 닮아있었지만 정작 본편이 만들어질 땐 장그래 역의 임시완 외의 모든 배우가 새로 선발됐고 그 중 누구나 신의 한 수로 꼽는 게 바로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이성민. 

드라마 미생을 살린 선봉장이었던 이성민의 오상식은 사실 만화보다 캐릭터가 많이 강하고 외모는 매우아주많이몹시 다르다. 하지만 만화의 오상식을 다 품고도 넘쳐날만큼의 압도적 존재감으로 '오차장'의 자리에 필요한 인물을 만들어냈다. 그러기 위해 감독은 닮은 조희봉보다는 안 닮은 이성민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외 극을 빛냈던 강하늘, 강소라, 변요한, 김대명... 외모가 닮아서 선택된 게 분명히 아닌 이 배우들은 만화 속의 평면적으로 비춰진 인물들에 각자의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에 대성공을 했다. 

이건 배우 각자의 몫이고 능력치다. 이 능력치와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걸 끌어내는 게 감독의 할 일이고...


 

이 두 이미지는 미생 프리퀄이 발표될 때 공개된 캐릭터 비교 이미지이다. 

만화 속 인물들과 닮은 배우들이 만화의 인물들을 잘 복제해냈다고 자랑할 심산으로 만화 컷을 따라 촬영된 사진들... 

프리퀄은 만화에 담기지 않은 앞 부분의 스토리였지만 감독이 만들어내고자 한 건 만화의 복제판 드라마였다.

아마도 복제만 잘해도 다행이라고 손도 대기 전부터 쫄아있던 건 아닌지...



만화 최강대국 일본은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오래 전부터 매우 잘 해왔다.

만화책이 잘 팔리면 티비 애니메이션을 거쳐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가고, 성인 대상의 컨텐츠는 티비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잘 나가면 극장판 영화가 시리즈물로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당신도 어쩌면 나처럼 그런 나라에서 초대박 베스트셀러였던 만화 <20세기 소년>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받은 상실감과 배신감을 아직 잊지 못하는 <20세기 소년>의 친구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영화판 <20세기 소년>은 만화의 모든 구성과 장면들을 매우 충실하게 화면에 옮기는데에 노력의 거의 모든 부분을 들인 모양새였고 그렇기때문에 허섭하고 극히 저렴한 영화 나부랭이로 완성되어 흥행과 비평 모두 초대형 고배를 들이켰다.
그 외에도 80년대 나왔던 <캡틴 하록>이나 <케샨>같은 걸작 SF 애니메이션들이 21세기 CG의 힘을 빌어 실사영화로 제작됐지만 주변에 그걸 봤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봤다해도 아마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고있는지도 모른다.
헐리웃의 경우는 마블과 DC코믹스가 양산해내고있는 수퍼 히어로물들은 80년 가까이 되는 역사 속에서 여러번의 부침을 겪으며 시대에 맞춰 모든 것을 갈아 엎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배웠고 여러 차례의 리부트를 통해 달라진 미디어와 독자의 연령대에 맞춰서 컨텐츠를 최적화하는 데에 뛰어난 노하우를 갖췄다. 그런 헐리웃산 수퍼 히어로 영화 시스템 속에서도 몇 편은 모두가 기억에서 지우고싶어하는 흑역사로 남아있을만큼 만화를 사람들의 연기로 옮기는 건 컨텐츠를 뼈대만 남기고 다 바꾸면서도 뼈대에는 손상을 입혀서는 안되는 크고 예민한 작업이다.

송곳의 캐스팅 얘기로 돌아오자.

내가 드라마 송곳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척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송곳은 이수인과 구고신이라는 두 인물을 기관차의 축 삼아 달러가는 열차같은 만화다. 드라마 제작진도 같은 생각을 가졌는지 제작 발표 이후 이 두 인물의 캐스팅 소식을 뿌리는 데에 치중했고 '우리 주연배우들이 원작의 그 사람들과 이렇게나 닮았어요. 후훗' 하는  아래의 포스터를 만들어냈다. 미생 프리퀄의 전철을 밟았는데 아차! 이건 본편이다. 미생 프리퀄처럼 간보기 용도가 될 수 없으니 첫 술에 맛 없으면 뱉어 버려질 운명이 돼버렸다.


배경에 깔린 만화 '송곳'에 대한 사전지식을 지우고 이 사진을 보면 케이블티비에서 만들만한 

닳고 닳은 강력계 형사와 애송이 검사의 분투기쯤으로 보인다.



만화 송곳의 이수인은 지현우처럼 생글생글 웃음 머금을 수 없는 삶을 살아온 남자이고 지현우처럼 위압감을 줄만큼의 장신도 아니다. 

냉소적으로 무표정하고 혼란스럽지만 차분하게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눈빛과 군복이나 정장처럼 각진 옷이 잘 어울리는 크지 않고 날씬한 체형이어야 군대에서나 푸르미마트 노동자 무리 속에서나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 '말 잘듣게 생겨서 본의 아니게 뒤통수를 치는 반골' 이수인의 겉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이수인보다 더 큰일이다 싶은 평생 노동운동판에서 살아온 '데모판의 전사' 구고신은 곧고 날카로운 성격에 무서울만큼의 강함과 쩐내 나는 외로움을 잊고 쾌활함으로 덮으려고 애쓰며 사는 인물이지만 안내상은 이 구고신을 연기하기에는 그가 품은 이미지가 너무 비열하고 얕고 경박하다. 대학시절의 운동권 경력과 부산 미문화원 점거로 구속됐던 전력이 캐스팅에 한 몫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 과거마저도 어찌 보면 그런 그의 경솔한 이미지와 맞닿아 보인다.


생김새가 그럴듯하게 닮은 두 배우가 이수인과 구고신의 표정을 흉내내고있지만 내 눈엔 둘 다 조금도 이수인과 구고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기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낸 그들의 이수인과 구고신을 만들어냈을 거란 기대도 생기지 않는다. 이들이 애써 흉내내고있는 표정을 보면 그냥 아... 망쳤구나... 하는 생각이 강렬하게 밀려올 뿐. 


얼굴이 닮았다고 이미지도 닮는 건 아니잖아.

눈빛과 표정은 속 깊은 데서 스며 나오는 거라고.


어느 전쟁보다 살벌한 싸움이 벌어지는 이 드라마의 쌍검과도 같은 이수인과 구고신의 기운이 이들에게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아마도 난 이 드라마 안 보게될 것같다만... 확인은 해야하니 첫 두 편... 아니, 구고신이 등장할 때까지는 봐야겠다. 아마 구고신의 첫 장면을 보면 더 볼지 접을지 알게 되겠지.



끝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고신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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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