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이 되면 의례 '내일은 우리 어디 가요?'하는 질문들이 올라오는데 어젠 정말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기하고 이해가 안 갔지만 어제 먹벙을 하고 돌아와서 밤샘 작업을 하던 저는 뭐... 다행이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토요일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 되고
일은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하는데
자고 일어나면 토요일인데 라이딩도 안 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겠나 싶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운을 띄워봅니다. 
"끗. 나도 잠. 오늘은 아무도 라이딩 가잔 말을 안하시는군. #bikedang"
 댓 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반응이 없습니다.

다시.
"해 뜨면 자전거 타려고 밤새서 일 마쳤는데... 오늘은 어디로 가야 옳은 것인가... #bikedang" 

딴 얘기들만 오가다가  다닥사마가 미끼를 물었습니다. 
"@pudadaq: #bikedang [번개]무대책 토요라이딩 : 일단 12시 30분에 반미니에 모여 시원한데가서 점심먹으면서 코스 정해봅니다."

그리하여 12시 30분 반미니 앞 벤치엔 정말 여섯명이나 되는 주말에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아... 가게 팽개치고 오신 M7 형님은... 이 부류 아닐껍니다. ㅋ )
주말에 데이트를 한다는 쿠루님은 또 배웅 라이딩을 나와서 염장만 날리고 총총 사라졌습니다. 

뭘 할까. 뭘 먹을까. 어디를 갈까... 요딴 생각만 하는데 한 시간을 까먹고 망원동에 가면 맛있는 닭갈비집이 있다고 누군가 얘기해서 거기로 가자고 출발을 했습니다. 
닭갈비 집이 거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 닭갈비는 금가루를 뿌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우린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가야했습니다.
몸과 정신이 그렇게 말... 아니.. 정신은  쫌 멍했고 몸이 그냥 그랬습니다.

망원동의 그 닭갈비집은 말 꺼낸 사람들도 잘 기억 못하는 그런 곳...
태백 국물 닭갈비...



닭갈비가 불에 올라가고
재즈캣님과 늦게 출발한 닥흄 언니가 도착합니다.

국물 닭갈비는 맛이 좋습니다.
이런 의외의 발견은 참 뿌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배가 불러지니 사람들이 과감해집니다.
아깐 다리에 기운이 없어서 반포에서 망원동 오는 길이 힘들더니 이젠
'북악이나 함 가죠? '
하면서 북악을 자기 집 뒷동산인냥 말합니다.
암튼 그래서 북악을 오르게 됐습니다.


이번이 제겐 두 번째 북악 정복입니다.
두 주 전에 대청호의 지옥같은 업힐들을 겪고난 다음날 함께 올라주신 분들 덕에 힘들이지 않고 팔각정까지 올랐던 저는
뭐 아직 거긴 그대로니까.. 오늘도 뭐 퍼지기야 하겠어.. 했을 겁니다. 거들먹 거들먹...


사직공원에 왔습니다.


오던 길에 닥흄 언니가 껌을 밟았습니다.
누군가의 입에서 방금 튀어나온듯한 야들야들 싱싱한 껌은 브레이크 레버와 림과 허브 프레임 스포크.. 가릴 것 없이 뿌려져있습니다.
별 일이 다 있습니다.
껌 제거 수술 장면은 사진이 없군요... 아쉽네...

아... 여기서 밝히고 넘어가는 진실,
이 후기의 사진들은 대부분 베가님의 것입니다.
졸려서 죽을 것같은 저에게 메일로 이 사진들을 보내서 후기 작성을 강요하고 자기는 자러 갔습니다.  ㅠㅠ


대충 수습하고 인왕산길을 오릅니다.


다닥님과 M형님과 재즈캣님과 저..는 선두에서 올랐습니다.
M형님은 몇번이나 유턴을 해서 내리락 오르락 오르락 내리락... 괴물같은 체력을 보이십니다.

뒤에선 베가님의 포토 타임이 벌어졌답니다.
앞에 오르던 위의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중간에서 오르던 닥흄 언니도 몰랐답니다.
뒤돌아 내려가신 M7형님은 이걸 아셨던 것같습니다. -ㅂ-

대략 뭐 이런 그림들이 그려졌답니다.



어우.. 힘듭니다.
전 분명 아직 북악에서 페이스 조절할만큼 경험이 없습니다.
처음 왔을  땐 경험 많으신 분들이 천천히 페이스 만들어주셔서 어렵지 않게 올랐던 거였는데
오늘은 제 앞에 가신 재즈캣님... 힘차고 빠르게 올라가시고 전 아무 판단 근거도 없이 무조건 따라만 갑니다.
지난번엔 못 봤던 '팔각정 950m' 표지판도 봐버렸습니다.
950m가 그렇게 긴 줄 처음 알았습니다.
말 그대로 꾸역꾸역 오르다보니 팔각정이 나오더군요.
희열도 뿌듯함도 없습니다.
그냥 더웠습니다.

남산에선 번짱이 메론바를 쏘는 전통이 세워졌고
북악에선 재즈킹님이 빵빠레를 쏘십니다.



그렇게 북악 나부랭이에 올라서 가슴이 한껏 뿌듯해진 우리들은 이태원에 들러서 차를 한 잔씩 하기로 정합니다.
토요일의 이태원길은 복잡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들어간 한 카페...
 아마 자전거를 세우기 좋게 생겨서 골랐겠지 싶은 그 카페...

팥빙수가 이렇습니다.

비주얼 끝내주죠.
네. 비쌉니다.
맛은 최고!!

이태원 사무실에서 토요일에도 폭풍 작업을 하시던 다나이드님도 오셔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셨습니다.


해 지기 전에 반포로 이동해서 한 바퀴 공식 라이딩을 마쳤나 했지만 
저녁은 어디 가서 뭘 먹나...
먹벙 고민의 메비우스띠...

결국 M7 바이크로 이동.
커다란 피자를 두 판 주문하고 
콜라가 세병
남기지도 않고 다 먹어치웁니다.

전 여기까지입니다.
졸려서 머리가 뭔 생각을 하고 손이 뭘 적었는지 다시 읽어봐도 모르겠네요.

이 대목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를 원하신다면.... 
클릭!
개그 후기계의 기린아 껌팔님의 글을 보십니다.



끗.
Posted by jEdo :
제목이 거창합니다.
현충일은 월요일이었고 지금은 금요일 밤을 넘긴 새벽.
이렇게 후기가 늦어버린 것을 반성합니다.
생업이 다급하기도 했고 
시간을 억지로 만들어서 자전거는 타도 책상에 앉아서 일 안하고 후기를 쓸 용기는 없었습니다.

각설하고...

어린이날 춘천에 가는 길에 우리 다닥사마 이미 원대한 꿈을 비춰보였던 로동당사 방문 라이딩이 낮은 호응으로 인해 지지부진 외면당해오다 한 달만에 드디어 빛을 발했습니다.
그 덕에 전체 코스가 '소요산역-로동당사 왕복 코스'에서  '중랑천 라이딩 + 소요산역-로동당사 순환 코스'로 변경되는 동시에 음청나게 늘어버렸습니다.
공지 뜨고.. 오호.. 이번엔 호응이 놀랍습니다.
지원자가 스무명을 넘겼습니다.
이 중 몇명은 한주 전 대청호 원정 때 한 분이 무려 한 시간이나 지각을 해주셨던 뼈저린 기억을 가지고있어서 이번엔 아무도 기다리지 않고 도망치겠노라 다짐 비슷한 걸 암암리에 나눴습니다.

아. 미리 밝혀두는 것.. 
전 카메라를 가지고는 갔는데 영 찍지를 못했습니다.
자전거 타면서 사진 찍는 거.. 엄청난 사명감이 필요한 일입니다.
전 그런 거 받아본 적 없나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진은 요즘 사진에 대한 사명감 충만한 베가님의 것과 껌팔님의 것이고 더러는 다른 몇 분의 것입니다.
우린 다 서로 공유합니다.


후기 시작.


6월6일 해가 뜨..기 쫌 전에 제가 눈을 먼저 뜨고 서둘서둘해서 지하철 쩜프를 합니다.
이번에도 옥수역까지.
늦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아이앰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도 하고 했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과묵한 은평구 남자 @cjw_soul 지원님과 음.. 아이디 모릅니다. 엘리님 친구분.. MTB 타고 오셨습니다. 저지가 참 독특하고 멋집니다.


뜻밖의 분들도 계십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 만날거라 기대 안했던 피나렐로 로드의 @kate9145님과 이쁜 싱글기어차를 가지고 온 @Leemchae0111님


닥흄님은 전날 펑크났던 타이어 수리가 잘못 돼서 얼른 다시 손 보고 소요산역으로 바로 오기로 했습니다.
테너님과 림쓰님은 사정이 생겨서 못온다 했습니다.
그 외에 누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우린 반드시 그를 버리리라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습니다.
힘이 된다면 따라올 수 있을리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아.. 바로 그때... 멀리서 옛날 만화책의 방사형 빗살 집중효과같은 아우라를 흩뿌리면 달려오는 핑크색 점 하나...
 

위험하다는데도 절대로 천천히 달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천천히 왔다가는 매부터 맞고 시작했을겁니다.


핑크슈렉 락싸님이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를 외치며 무정차로 통과함으로 라이딩이 시작됩니다.


날씨 좋았습니다. 
처음 가보는 중랑천 자전거 도로는 한강에 비해서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문득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비극>의 주인공이신 이젠 탈퇴한 초대 시삽의 고충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샤니아빠님은 그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멤버이시고 그날 그 중랑천 자전거 동호회의 저지를 입고오셨습니다.

망월사역에 도착했습니다.
 


불꽃 페달질로 쿠루님이 배웅 라이딩을 와주셨습니다.
연휴엔 데이트를 해야한다고 염장 살짝 질러주고 홀연히 사라지셨습니다. 에퉤퉤 하나도 부럽다.



"에.. 왜 이래요.. 저거 좋은 차라구요..." 하고 말씀하시는 건 아닙니다. ㅋ


플렛폼에서 새로 뽑은 BMC SLC01를 끌고오신 가니메데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시승을 했던 SR01인줄 알았는데 사진 다시 보니 프로 머신 SLC01이군요. 역시 뱀씨 디자인은 최곱니다.



덜컹덜컹...  지하철 여행...
그리고 소요산역 도착.


늦게 도착하시는 분들 기다리며 물통도 채우고 남들 몰래 배도 채우고... 하다가 딱 걸린 어떤 무리들입니다.


멀리멀리 청주에서 디스코리아님이 친구분과 도착했습니다.
청주까지 원정 갔던 우리도 우리지만 청주에서 거기가 어디라고 단 둘이서...
게다가 위의 '친구분'은 검정 긴팔 바람막이 차림에 커다란 DSLR 백팩을 메고 땀도 별로 안 흘리며 그 달리셨습니다. 
적당한 사진이 없네요... 대애단한 청주 사람들...  

업힐 더 이상 없다고 했지만 업힐은 계속 등장했던 아픈 기억을 심어준 위험한 사람입니다.


빵꾸  때우고 쩜프한 닥흄 언니도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본격적인 라이딩 출발합니다!

하고 호기 좋게 붕붕 페달질을 한 지가 10분도 안돼서
펑슈욱...
접니다.
뒷 바퀴가 터졌습니다.
슈발베 직원인 인영씨가 달려들어서 아주 꼼꼼하고 세심한 수리를 해줍니다.
상이라도 주고싶을만큼 최고로 친절하고 착한 청년입니다.

제 타이어가 분수에 용도에 맞지 않는 쫌 고가 경주용이라 약하다고, 두툼하고 저렴한 투어링용으로 바꾸라고 자상한 말투로 따꼼한 충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타이어가 조금 찢어져서 닥흄 언니 제공 순간 접착제를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리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인영씨는 성격이 좋아서 웃습니다.
저도 웃지만 속에선 살짝 똥줄이 탑니다.
그 와중에 빈 공구통이 덱데굴 차도로 굴러가서 트럭에 한번 멋지게 밟혀줍니다.
그래도 멀쩡히 살아서 저렇게 서있습니다.
그날 저의 첫 번째 손실은 타이어+튜브+공구통 콤보였습니다.

'뽄드 가져오께요.'
닥흄 언니의 뒷모습이 당당합니다.


다시 출발.. 얼마 못가서 갈림길에서 잠시 멈췄을 때 인영씨가 수리한 타이어를 살펴보더니 다시 바람이 새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후 서비스까지... 친절 대장 인영씹니다.
새로 투입된 튜브의 수명은 10분쯤이었습니다.
두번째 손실입니다.

이번엔 다닥사마가 덤벼듭니다.
두번 다 제 타이어였는데 전 왠지 타이어만 벗겨내고 남의 일처럼 구경을 합니다.
찢어진 타이어를 메꾸기 위해서 희생할 지폐가 필요했습니다.

뽄드에 이어 닥흄 언니가 선뜻 천원을 내밀었습니다.
멋지다.

다 같이 기다리며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몇명만 남아 수리를 마저하고 출발하라고 했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먼저 후루룩 달려가서 영문도 모르고 멀리 점이 돼서 기다리던 베가님이 있는 곳까지 달려간 그 무리들은 왠지 이동을 안하고 꼼지락거리다가 우리가 출발할 때가 돼서야 출발을 했습니다. 펑신이 그새 그리고 가서 손교수님이 공격 당했답니다.
혼자가 아니라 외롭지 않았습니다.


다시 출발....

멋지게 두 줄 지어서 경치도 즐기고 신납니다.

새 로드차를  뽑고 적응도 하기 전에 아드레날린 과다 증세를 보이면 사흘 내리 강행군을 해서 결국 무릎 뒤 인대에 탈이 났던 아그네스양은 이번 원정은 쉬라는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침에 집결지에 나와서 모두를 걱정하게 만드는 짐이 될 줄 알았는데 말도 안되게 선두 뒤에 바짝 붙어서 잘만 달려줍니다.
바이크당 다음 여괴수 자리는 다른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됐습니다. 

신났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그늘만 보면 서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구멍가게 옆 큰 나무 그늘에 멈춰서 물도 마시고 선 블락도 새로 바르고 노닥노닥했습니다.

 

그리고 업힐이 시작됐습니다. 

클릿을 장착한 후 장족의 발전을 보이는 엘리님과 멋지게 뒤돌아보며 후미를 걱정해주시는 케이트님이십니다.


고된 업힐의 정상에서 다운힐을 힘껏 내려오니 다음 업힐이 보이고 내려오던 힘으로 달려 올라가야한다고 막 생각한 그 때.. 
아.. 절경..
선두 그룹은 하나같이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부랴부랴 자전거를 멈춥니다. 
 
사진엔 제대로 담기 어려운 이런 경치...


를 배경으로 사진 사아아아아진 또 사아아아아진이랑 사아아아아진... 베가님의 파노라마 사랑을 매도하진 않습니다....만 지나가던 핑크슈렉을 미처 걸러내지는 못했네요.



그리고 가니메데님의 멋진 단체 사진

 


그리고 또 달립니다. 달리러 왔으니까요.
싱글기어로 업힐을 오르는 게 역시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림채님이 어떻게 올라오나 했더니
멋쟁이 인영씨가 자전거를 바꿔줘서 가볍기 그지 없는 온통 카본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인영씨는 싱글기어+평페달 자전거를 클릿 슈즈를 신은 채로 슉슉슉.. 업힐을 평지처럼 다닙니다.
선수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역시 적절한 사진 없습니다.


점심을 먹었습니다.
물론 계획했던 동네도 아니고 계획했던 식당도 아닙니다.
여행에서 이런 계획은 무너져야 맛이 납니다.
이런 즉흥적인 면도 없는 짜여진 여행이 그게 어디 여행입니까.
우연히 들른 한적한 길가의 중국집에서 의외로 깨끗하게 잘 튀겨진 두툼한 탕수육과 녹차가 들어간 녹색 면발의 짜장면과 시원한 콩국수 등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중국집 사진은... 제가 우스꽝스런  꼴을 하고있어서 패스.. 합니다.  -ㅅ-;;


로동당사를 향해 달립니다.

닥흄 언니의 저지 등번호 68에 대한 여러 의견이 분분했지만 비밀을 밝혀낸 건 저였습니다.
그런 심오한 뜻이 담긴 것인줄을 입고있는 닥흄 언니도 몰랐답니다.
괜히 뿌듯해봤습니다.


로동당사에 도착


뭐 그냥 낡은 건물 잔해... 
서태지와 아이들 뮤직 비디오에서 본 그 시멘트 덩어리...
이거 보자고 그 먼 길을 고생해서 달려왔다기엔 좀 허무했습니다.

그래서 기념 촬영을 실컷 했습니다.

이렇게


삭막한 시멘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로동당사의 풍경이 바이크당원들의 밝은 웃음으로 떡칠이 돼서 아름답게 변신합니다.

라고 아홉시 뉴스에 나온 사회부 신입 기자같은 멘트 한 번 써봤더니 아주 얼굴에 눈코입이 사라질 것만 같군요.

다들 신나게 별별 사진 잘 찍으셨죠?
전 화장실 갔다왔더니 다들 떠날 채비를 하시더라구요...
단체 사진에 안 빠진 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시간에 계획보다 많이 늦었을겁니다.
이제 볼 것 다 보고 먹을 것 다 먹었고 달려 달려서 해 지기 전에 소요산역에 도착하는 게 유일한 미션...
샤니아빠님이 선두에 붙박이로 붙어서 우리를 시속 40km로 씽씽 끌어주셨습니다.
중간에 저도 희생 정신으로 칠갑을 한 번 해본다 생각하고 선두에 섰는데 뒤에서 '수퍼마켓 찾으면 멈추세요!' 했습니다.
그리고서 100미터쯤 가서 수퍼마켓을 찾았습니다.
전 그렇게 멋지게 선두로 달렸습니다.


몇몇 분들은 체력이 달려서 기차로 소요산역까지 점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한 분들은 페달을 돌렸습니다.
정신은 다른 세계로 보내버린 듯한 눈빛을 하고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것만같은 선두의 샤니아빠님이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습니다.

달리던 중에 제가 물통을 케이지에 끼우다 놓쳐서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제 머리 1m쯤 위에서 떠다니던 저의 정신이 저의 육신을 나무라는 걸 느꼈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물통을 밟은 저도 넘어지지 않았고 튀어오른 물통을 맞을 뻔했던 아그네스양도 놀라운 순발력으로 피했다.. 고 하는데 뒤에서 벌어진 상황은 보지 못해서 정말 얼마나 멋졌는지는... 제가 기억하는 건 다운힐에서 울려퍼진다는 아그네스양의 그 비명.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물통... 이날 제 마지막 손실입니다.


소요산 역에 도착했습니다.
공식적인 원정은 여기서 끝입니다.



그 후에.. 뭐 뒷풀이가 소중한 절반 정도는 M7바이크 이웃에 있는 고기집에서 문 닫을 때까지 고기  떨어질 때까지 퍼먹을 해서 긴 라이딩으로 소진했을 열량을 보충해냈습니다.
이래서 운동을 해도 살이 찝니다.


어우.. 후기..
바로 썼어야하는데
월요일에 갔던 원정을 나흘이나 지나서 쓰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벌써...
아마 상당부분 조작이나 상상에 의존한 부분이 있을겁니다.
다행인 것은 같이 갔던 여러분의 기억력이나 저의 기억력이나.. 뭐... 거기서 거기겠지요.
제가 이랬었다.. 하면 그냥 그랬나부다... 하고 믿으시는 게 여러모로 이롭습니다.

앞도 뒤도 없고 밑도 끝고 없는 후기 여기까지! 

 

Posted by j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