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 영드에 대해 블로그에 언급했던 적은 없는데...


2000, 2002, 2004 세 해에 걸쳐서 방송된 시트콤이다.

Bernard Black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에서 점원인 Manny와 옆 가게 주인 Fran이 등장하고

영국의 주성치를 보는 기분이 드는 코미디.

영국 코미디... 중 특히 Simon Pegg의 코미디나 The IT Crowd 류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난 이어서 추천받은 Spaced를 준비하는 중.



영상 파일은 토렌트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고 자막은 여기 올려둠.


Black Books 자막

Black Books S01.srt.zip

Black Books S02.srt.zip

Black Books S03.srt.zip


Posted by jEdo :

드.디.어 공개된  버전 Oldboy 예고편을 친애하는 시네프린지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흥분과 기대가 막 몰려와서 간만에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린다.


일단 예고편에서 Spike Lee가 우릴 실망시킬 일은 전혀 없겠구나 안심이 됐고 

더 커진 스케일과 박찬욱 버전을 죄 갈아엎지 않고 꽤나 고스란히 업그레이드시킨듯한 장면들이 무척 맘에 든다.

올드보이의 명장면으로 자주 꼽히는 장도리 격투신은 더 화려하고 강렬하고 잔인해진 걸 엿볼 수 있고...

뭐 요딴 건 각자 보고 느끼시라.



출처: yahoo movies



개인적으로 가장 말을 보태고싶은 대목은 헐리웃에 판권이 팔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장 많이 모았던 캐스팅... 

오대수 역이 에게 간 건 진작에 알고있었지만 이우진 역에 누가 캐스팅됐는지 어쩌다보니 신경도 못 쓰고있었는데

오호라... 그게 바로 30대 후반까지 배우도 아니었다가 District 9으로 급등장한 후 A-Team의 Murdock으로 발탁돼서 나를 놀래키더니

올해 개봉할 기대작 Elysium 예고편에서 커다란 배역 따내서 또 한 번 깜놀을 선사한 남아공 남자 에게 갔다니...!

예고편엔 거의 보이지 않는 이 남자를 눈여겨보자.


그리고 오달수의 사설감옥 사장 역을 받은 

이 아저씨 Django Unchained 이후로 가벼운 배역에 맛 들이신겐가? ㅋㅋ


이 영화 북미에선 10월 25일 개봉한단다.

한반도에서도 동시개봉해라. 제발.



(*내용 중 ..... 밑줄이 쳐진 단어들은 외부 링크로 연결된다.)


+1. 군만두가 팝콘으로 대체됐단 글이 며칠 전부터 보였는데 그게 팝콘만 먹고 산 건 아니네 아니야.


+2. 김병옥이 단 한 마디 대사로 강렬하게 기억됐던 이우진의 보디가드가 이번엔 여자네.


+3. 며칠 전 공개된 포스터와 스틸컷을 보러 시네프린지님 블로그에 가보자.  

여기 가면 볼 거 많다.

Posted by jEdo :

신세계

2013. 3. 19. 16:23 from 읽고 보고 듣고 쓰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시덥잖은 영화 리뷰를 써보기로한다.




134분, 2013년 2월 21일 개봉

감독: 박훈정(신세계, 혈투 연출 /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각본)

출연: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박성웅, 주진모, 송지효, 최일화, 김병옥, 장광, 권태원 등





머리


글발 세울 자신 없으니까 보고서처럼 토막을 내자.

그리고 개봉 한 달이 되어 이미 볼 사람들은 거의 다 봤으리란 내 맘대로 판단에 소량의 스포일러를 함유하도록하자.

거기서 홍콩 영화 따라했단 부분은 빼놓기로.

베를린도 본 시리즈 따라했다고 뭐라뭐라 하는 거 싫다.

이런 장르들에서 한국영화판은 아직 잘 따라만해도 굉장히 칭찬해줘도 괜찮을만큼 어리다.

연륜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작들을 만들어내고있다고 본다.


흥분 가라앉히고...


별점 

아이템, 기획 4.5/5

연출 4/5

캐스팅 4/5

연기 황정민 5/5, 최민식 4/5, 이정재 4/5, 박성웅 3.5/5

영화 4/5


총평: 

흔한 말로 '남자가 만든 남자들의 영화'

만화로 치면 스토리 좋고, 그림도 썩 잘 그렸고, 칸 나누기도 흠 잡을 데는 없는 장편.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계속되는 안전빵.

규모 큰 영화는 첫 연출이니 이해는 한다만...





연출 박훈정


전작인 [혈투]는 벼르기만 하다 결국 흘려보냈었다.

필모를 보다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각본가였단 사실에 사뭇 놀랐다.

내가 꼽는 완성도 높은 영화와 완성도 아쉬운 영화의 대표작쯤 되는 두 영화...

이건 뭐 감독의 문제일 수 있으니...


신세계 얘길 하자면,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이미 완성도가 높았다고 보일만큼 만듦새와 짜임새가 수준급이었으나

재능있는 (하지만 천재는 아닌듯한) 감독들이 초기 작품에서 자주 보여주는 두려움의 흔적을 다 털어낸 연출은 아니었다.

잔소리도 좀 있고 많이 걷어냈지만 아직 여기저기서 보이는 군살들이 아쉽게한다.

군살들의 정체는 대체로 일 벌여놓고 감당 못한 느낌보다는 

감독이 애착을 가지고 작업한 자기 자식이다보니 냉정하게 도려내기 힘든 대목이 많은 듯했단 느낌 쪽.


배역들의 캐릭터도 좀 더 날을 세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영화 말미의 '이자성의 정리작업' 부분은 조금 더 간결하게 편집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의 '일'때문에 신출나기 이자성을 지옥에 던져버린 남자

강과장 역 최민식


The 최민식이다.

'굳이 최민식이 아니어도' 괜찮았을 캐릭터 강과장을 '최민식이니까'의 강과장을 만들어냈다.

최민식은 이미 오래 전에 연기를 그렇게 독하고 징그럽게 잘해내지 못하면 욕을 듣는 지경의 배우가 되어버렸으니 

독기 빼고, 기운 빼고 가는 이번 배역이 연기하기 어땠을지 모르겠다.

좀 더 비겁해도, 좀 더 악해도 괜찮았을 강과장이 그냥 피로에 지친 중로의 형님이 된 듯한 아쉬움은 배우보다는 감독 탓으로 돌리고싶다.





주는 일 하다보니 깡패가 된 경찰

이자성 역 이정재


대한민국 대표 청년 이정재가 중년의 문턱을 넘는 발걸음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에게 대단한 연기력을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영화에서도 이정재가 연기력 쩌는 배우로 거듭난 건 결코 아니다.

관객들이 이정재 수트발에 더 관심을 갖는 것만 봐도 뭐...

그런데 묘하게도 여기서 이정재는 연기력의 아이콘 최민식-황정민 틈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는다.

이정재가 부쩍 자랐거나 최-황이 살살 해줬거나.

정재씨, 이왕 나이 먹는 거 버티지 말고 후딱 아저씨로 가자.

아, 이자성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많이 나쁜 사람이 됐어야했던 거같다.





수완 좋은 깡패, 맘 좋은 형님

정청 역 황정민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남자 정청이라고 그가 말했던 것은 페이크.

정청은 이 영화에서 가장 폼나는 사나이이고, 최근 본 한국 영화 캐릭터 중 한 손 안에 꼽을 괜찮은 남자의 캐릭터다.

허허실실 양아치같지만 가장 정 많고 인간답고 회사에서도 살아남을 줄 알고 회사를 살리는 법도 아는

능수능란하고 능글능글한 이 아저씨가 일을 안할 땐 [행복]의 양아치 영수보다도 눈빛 착하고 말씨 상냥한 '깡패'라는 게 내내 못마땅했. 

암만 좋은 형님이라도 사람 잡아 죽이는 깡팬데 너무 순박하시다. 





내가 천하의 이중구야!

이중구 역 박성웅


출연한 영화가 열 세 편이나 되는 마흔 넘은 이 배우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태왕사신기의 주요 배역 중 하나였다는 것뿐인데

그 태왕사신기를 한 편도 보지 않았으니...

허나 지금까지의 약한 존재감을 완전히 뛰어넘은 것만으로도 이중구의 캐스팅은 적절했던 선택이라 보인다.

큰 몸집과 거친 대사들고 초반에 강한 인상을 줬는데 중반 이후 독이 바짠 오른 늑대였으면 싶은 장면들에서 오히려 처음보다 독이 빠져버린 건...

기운이 달려서였을까...?






음... 

바둑선생 역 송지효


영화 데이터엔 신우라는 이름이 있는데 영화에는 서류에만 적혀있다.

보는 내내 '송지효 닮았다...', '송지효...맞나...?' 이랬다.

기억에 남을 연기는 피칠갑 장면 외엔...

여배우의 비중이 굉장히 낮은 영화라 단 두명 여배우 중 비중 그나마 큰 편.

연기는 무난했다. 

사실 할 얘기가 없다. -_-;




그 외 배우들

배역들이 거의 다 전형적인 캐릭터들이라 배우들이 감 잡기 어렵진 않았겠다 생각하던 중에

작년 화제의 인물 배우 장광씨의 전라도말 대사들이 내귀를 사로잡았다.

긍께 그거시 겁나게 어색해뿌러서.

연변거지 네 명 중 김병옥씨는 분량이 적어서 어인 일인가 싶었고 

나머지 셋은 자기 몫을 잘해줘서 기억에 남을만큼은 됐다.


류승범이랑 마동석이 특별출연을 했다는데 본 기억은 없다. 

편집됐나부다.




엉덩이+꼬리


누군가 '조폭을 미화해서' 싫었다고 말해준 이 영화...

그래, 깡패들이 좀 심하게 착하다. 

깡패들이 하는 일들을 미화하려고 한 흔적은 없는데 그냥 다들 깡패답지 않게 너무 착하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에서도 섬짓한 눈빛이나 목소리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깡패들이랑 싸우는 경찰들도 순하다. 

수사반장 경찰들만큼 선하다.


사실 배우들에게 아쉽네... 라고 말한 부분들은 감독(혹은 튼튼하지 못한 시스템) 탓을 하고싶다.

역량이 충분한 감독인듯한데 뭣때문에 살짝 살짝 움츠러들어서 요런 아쉬움들을 남긴 건지...

제법 괜찮은 부페에서 배 터지도록 먹고서 

'아... 여기 음식 조미료 맛이 가끔 느껴져서 쫌 그랬어'

하는 얄밉지만 반박할 수 없는 불평이 나오지 않게 마지막 손질 한 번 더해줬으면 하고 입맛을 다시는 건 

감독과 영화에게서 꽤 괜찮은 미래를 보았기때문이니 고깝게 듣지 않으셨길...

이라고 말해봐야 이 글을 관계자가 볼 일은 없을테니... 

그래서 맘놓고 저렇게 지껄인 거지. ㅋㅋ


암튼 좋은 영화 잘 보았다는 마지막 인사.





+1. 

황정민은 새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 대기 중이네...

미친 게 아닌가 싶은 이 인간 머지 않아 괴물이 될거야.


+2. 

오랜만에 글 쓰려니까 손이 돌아가질 않아.

머린 뭐 말할 것도 없고.


+3.

아참. 고등학교 때 한 반 친구였던 이우진 배우가 잠시 출연을 했다.

요즘 좀씩 얼굴을 알려가던데 여기선 그냥 대사도 없이...

박성웅이 옆에서 아침부터 스테이크 썰다가 지나갔다. 

얼굴도 잘 못 알아볼 뻔했어.

담엔.. 꼭. 응..?!!


Posted by jEdo :

백년전쟁

제작: 민족문제연구소


잘 만들어진 한국 근현대사 다큐멘터리.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이유는 너무 뻔하고

지금도 그렇게 눈가 귀가 가려지고있고...

하지만 진실이 영영 감춰질 수야 없는 노릇...


이 중 스페셜 에디션 프레이저 보고서 1편을 유툽에서 보고 다운로드 링크를 찾아서 공유합니다. 

토렌트 링크





Posted by jEdo :


 

감독: Tony Scott

주연: Robert Redford, Brad Pitt


무려 2001년 작품, 11년이 흘렀다. 

감독과 두 주연배우의 이름으로만으로도 내가 놓쳤을 리가 없는 영화인데...

2001년에 내가 있던 그곳에선 개봉하지 않았던 영화... 

개봉했다한들 내가 볼 수 없던 상황...

왜인지 그 후로도 챙겨 보지 않았던 걸 이제서 봤다.

이 바쁜 마감 직전에...

미친 거지...


Spy Game이란 제목이 주는 뭔가 고민 없이 볼 수 있는 액션영화의 느낌(그냥 내 주관적인 거)과 저 세 인물과의 괴리감은 어떻게 된 건가..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가 시작하면서 부터 그런 고민은 할 여유도 없었고 11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묵직하게 잘 쓰인 스토리와 

애쓰지 않아도 뿜어나오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오라같은 것이 영화를 잘 지배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피트는... 아직 그닥 잘 자리잡기 전이란 티가 좀 났고.)

그래서 끝까지 일도 잘 못해가면서 126분의 러닝타임을 소비해버렸고.(아.. 어째 길더라니... 일은 어쩐다. ㅠㅠ)



아. 요즘 영화 감상평같은 거 쓰지도 않다가 난데없이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순.전.히. 로버트 레드포드때문.

36년생이신 이 노신사, 저 영화를 찍을 당시 그러니깐 대략 65세.

그 나이에 50대 후반의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그는 차분하고 지적이고 점잖지만 

아직도 문제를 일으킬 과감함도 있고, 주변에서도 말썽쟁이로 인식되고있는 남자였다는 게 다소 즐거운 충격이었달까...

그래서 저렇게 늙고싶다 리스트에 넣어야겠단 마음이 생겼다. 


이상.


+1. 브래드 피트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한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1992)'에서 처음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레드포드가 자기 젊은 시절같은 배우를 발굴해냈다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 둘의 관계가 그 비슷한 구도에서 그려진다.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선 CIA 요원과 그가 길러낸 좀 더 말썽쟁이 요원.

언급한대로 두 배우는 어딘가 닮은 걸로 얘기됐었다. 

그래서 두 사람 얼굴이 교차편집되는 장면에서 유심히 봤는데 이목구비가 닮은 건 아니더라. 

콕 집어내긴 어렵지만 턱이 각진 얼굴 윤관이나 전형적인 미국식 금발 미남이란 점 외에도 닮은 구석이 분명 있긴하다. 

내가 레드포드 젊은 시절을 별로 못 봤으니 피트랑 늙어가다보면 아.. 저건가.. 하는 걸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


+2. 토니 스캇 감독은 이 영화를 그 해에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께 헌사했다. 

그리고 토니 스캇은 올해 68세의 나이로 LA 빈센트 토마스 브리지에서 투신자살했다.

토니 스캇은 치료가 어려운 정도의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2010년에 마지막 감독작 Unstoppable을 개봉했고 2011년에도 많은 영화에 제작자고 이름을 올렸는데...  애도.)

Posted by jEdo :
감독: Paul Greengrass
주연: Matt Damon

이렇게 써놓으면 영화 세 편이 한데 묶인다.
Jason Bourne Trilogy 중 2, 3부인 The Bourne Supremacy (2004), The Bourne Ultimatum (2007), 그리고 Green Zone (2010)이 그 세편의 영화다.
솔직히 폴 그린그라스 감독이 본 시리즈 두 편을 만들었단 건 후에 알게된 정보고 911 사건 당시 국제 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한 여객기 안의 상황을 그린 Unite 93 (2006)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된 감독이고 그가 만든 이라크 전쟁의 진실을 다룬 영화 그린 존을 이제서 혼자 봤다.

영화는 물론 영화를 잘 만들 줄 아는 감독과 그를 신뢰하는 배우의 합작답게 훌륭하다.
과장되지 않은 적절한 액션과 전장의 긴장이 보여지고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라크인들과 전쟁터에서조차 자신들이 흥청망청 즐기기 위한 위락시설같은 '그린 존'을 설치한 미군의 우스꽝스런 모습이 소개된다. 초반엔 그렇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을 다룬 다른 많은 영화에서 처럼 이 영화의 초점은 '왜 이 전쟁을 시작했지?'라는 질문에 있다.
뭐 영화 뿐 아니라 이라크 전쟁이란 전쟁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의문에 시달려왔고 전쟁을 시작한 자들은 입을 꾹 다문 채 무언가 자신들이 챙겨야할 몫을 단단히 챙기고있다는 걸 누가 모르겠느냐마는 이런 대목에 있어서의 이 영화의 강점이라면 미국의 자본(imdb.com의 자료에 의하면 제작국은 미국, 영국, 스페인, 프랑스다)으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감독이 영국인이기때문에 가능했던 속시원함이 있었다는 것이 개봉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총평 중 가장 흔히 들었던 말로 기억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은 '밝히려는 자들'과 '감추려는 자들'의 두 무리로 나뉘어 어떤 사실을 놓고 목숨을 건 조용한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그 싸움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누가 싸움에 이겨서 이렇게 판이 바뀐다.. 하는 결말이 아닌 '원래 그렇게 돌아가고 있던 큰 그림'이다.

감독은 팽팽한 긴장의 끈을 마지막 몇 마디의 대사와 장면들에 고정해서 이 영화를 지탱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이제와서 이 영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결말이 말하는 바가 60년 전에 이 땅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그 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이 나라를 굴리는 큰 그림'과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한국전쟁 60주년에 우리가 돌아봐야하는 것도 어쩌면 '왜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됐는가?'하는 질문이 아닐까.
이번 주엔 '작은 연못'을 보러가야겠군

영화의 마지막 장면들을 갈무리해서 재구성해봤다.
미군 철군 발표 이후 상황이 정리되고 세워진 이라크 정부의 요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한 미국인과 대량 살상 무기를 찾으라고 전쟁에 투입되었다가 그 진실을 알아내려던 편에서 열심히 뛰던 미군 한 명이 등장한다.
주의: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

이 그림 보고 감질나시는 양반들.. 당장 디비디를 빌려다가...
Posted by jEdo :
난 영화를 볼 때 리얼리티를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현실적인 상황의 영화든 극히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전개되는 판타지나 SF든 영화가 마련해둔 설정들이 '진짜'인 것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면 대부분의 경우 관객으로서의 최고의 미덕인 몰입을 한 순간에 놓치게되기 때문일것이다.

곧 개봉하는 윤태호 원작의 만화를 영화화한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연일 화제다.
그 얘깃 거리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 하나인 이장 천용덕 역의 캐스팅...
정재영은 물론 훌륭한 배우이고 강우석 감독이 생각이 있으니 70대이며 극의 흐름에 주축으로 자리하는 이장 천용덕의 캐스팅에 여러 각도로 고민한 결과 정재영을  캐스팅했겠지만 과연 이 영화는 만화 속 천용덕을 실감나게 화면에 부활시켰을까.. 하는 세간의 우려들을 과연 영화는 어떻게 조용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생각이 영화를 기다리는 나의 기대감의 꽤 큰 부분을 차지한 게 사실이었다.

티저영상이 공개되고 지난 주말에 방송 3사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일제히 이끼를 꽤 긴 시간 다루어 홍보해줬다.

자... 여기부터 본론...인데 툭... 뛰어서 결론부터 말하자.
영화 속 천용덕은 다소 실패한, 혹은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캐릭터인 듯하다.
10분도 안되는 짤막한 분량의 영상에 간간히 비춰진 모습이 전부였지만 그 모습은 분장, 자세, 목소리나 말투 어디에도 칠순을 넘긴 노인은 없었다. 
떡 벌어지고 날씬한 체격에 꼿꼿한 허리로 당당하게 서서 눈꺼풀에 힘 꽉 주고 박해일을 노려보고는 정재영의 모습이나 걸음걸이, 목소리 말투에서 보이는 인물은 강우석 감독의 전작 '공공의 적 1-1'에서 정재영이 연기했던 30대 조폭 두목 이원술에서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다 감깐 스쳐간 한 장면에서 천용덕이 지팡이를 짚고 구부정한 허리를 하고 바쁘게 어디론가 빠르게 (달리고싶지만 달리지 못하고) 걸어가는 장면에서 느낀 부조화도 실망에 한 몫을 했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짧은 글은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 세개에서 본 10분이 채 안되는 영상들을 보고 쓰는 것이다.
극장 가서 보고난 후에 욕을 해도 해야 옳겠고 이건 그저 기대감이 훅.. 줄었다는 정도.
그 마저도 이런 디테일을 정말 못 살렸다면 다른 부분도  꼼꼼하지 않았을거란 추측일 뿐이긴하지만...

여러분께서 직접 보고 판단하시라고 MBC의 '출발! 비디오 여행'을 캡쳐한 화면들을 편집해봤다.
중앙에 있는 (꽤 디테일한 주름이 꽤 살아있는 구부정한) 천용덕과 다른 천용덕을 비교해보시기 바란다.
오른쪽 맨 아래 있는 얼굴은 하성규역의 김준배씨다. 천용덕보다 하성규가 더 늙어보여서(별 분장 안한 것같은데...) 곁들여봤다.


(클릭하면 쪼끔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영상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잘라낸 것..
기술이 없어서 소리가 사라졌다.. (-_-);;;
소리 살려낼 기술이 생기면 대체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에 유준상의 장면을 남겨둔 이유는.. 정재영과 유준상이 동년배라서...
분장 잘하면 동년배가 이렇게 달라보일 수 있어요... 였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반대의 이유로 남겨뒀다.


+ 시사 후기

트위터 시사회 이벤트에 당첨돼서 시사회를 다녀왔다.
러닝 타임 2시간 40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본 영화는 만화 '이끼'와는 많이 다른 작품이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도 이 포스트를 잘못 썼단 생각은 안 들었다.

안 좋은 말만 많아서 애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미안하다만 우리 영화라고 다 칭찬할 수만은 없는 것이고 내가 지적한 부분들은 영화의 전반적인 평가가 아니고 캐릭터 하나에 관한 것일 뿐이니깐..

영화를 봤으니 할 말은 많지만 개봉 전부터 스포일러 뿌리고 싶진 않고,
영화 막바지에서 천용덕이
"니가 감당할 수 있을 것같아?"
하고 유해국에게 묻던 한 마디 영화를 만드는 내내 강우석감독이 악몽 속에서 윤태호 작가에게 듣던 한 마디가 아니였을까 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한 마디.

아직 개봉 전이라서 김 빼기 싫어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런 저평가들은 원작에 매료됐던 나와 또 다른 분들의 의견일 뿐이다. 원작 만화에 대한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면 꽤나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겠다 싶고, 특히나 배우들의 호연은 정말로 박수 쳐주고 싶은.. (시사회에 깜짝 무대인사를 왔던 유해진, 김상호, 박해일, 정재영씨에겐 박수를 이미 쳐드렸군. ^^)

다시 말하지만 두 시간 사십분을 앉아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의 흡입력을 가진 영화라는 것 잊지 마시기를...


Posted by jEdo :
요아리.

이게 뭐냐고?
아.. 그러는 거 아냐... 이거.. 라고 하는 거 아냐... 사람 이름이거든...

이 묘한 이름의 '아가씨'를 알게 된 얘기를 좀 해보려구 그런다.

며칠 전부터 트위터에 '요아리'란 신인 가수가 어디서 노래를 부르니 와서 좀 봐라.. 하는 트윗을 심심찮게 봤는데 어제 모처럼 한가한 날 정식 쇼케이스 소식을 듣고 홍대 앞 V홀로 갔는데...

조금 늦었다.
오프닝이었던 브아걸의 무대는 놓쳤고...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통통한 아저씨가 나오셔서.. 아 이 분은 그 유명한 대박 작곡가 윤일상씨다... 소개한 요아리의 '저기요' 뮤직비디오...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경고를 하신 게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주.. 농담은 아니었다고 할만큼.. 딱 그 만큼 충격적인 영상이 담겨있었다.
뭐 칼부림을 해서 피가 철철 흐른다거나 사지가 절단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음...

"혹시 상처란 걸 아나요 / 혹시 우는 법을 아나요 / 혹시 외로움이란게 어떤 건지 아시나요"

하고 질문하는 그 눈빛이 강렬해서 충격적이었고, 그 목소리가 절절해서 충격적이었고, one scene-one take으로 촬영된 거의 정지된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서 인생의 한 구석에 베어있음직한 서운함을 꾸밈도 과장도 없이 노래하고 연기해내는 작은 아가씨의 존재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하면 되려나...

뮤직비디오를 비추던 스크린이 올라가고 발목까지 오는 까만 드레스와 까만 모자를 쓴 자그마한 집시같은 아가씨가 둥당둥당하는 단순하고 강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방금 비디오에서 들었던 '저기요'의 라이브 무대.
단순한만큼 격정적이고 다소 반복적인 음악은 두번 연달아 들어도 라이브로 들어서일까, 그 눈빛과 표정으로 전달되던 감정들이 목소리로만 집중돼서 그랬던 걸까 이번엔 앞서 느낀 충격들이 한 데 묶여 천개의 심장이 달음질하는 듯한 비트에 실어 작은 공연장을 터뜨려버릴 듯 쏟아냈다.

자.. 이제 긴장을 좀 늦추고...
'안녕하세요, 요아립니다.'
인사를 한다.
어라. 이 아가씨 목소리가 이렇게 가녀리다니...
세번째 충격. ㅋ



인사에 이어...
전부 기억은 안 나지만 Avril Lavigne의 [Complicated]와 Cranbarries의 [Zombie]를 포함한 몇 곡을 정말 훌륭한 솜씨로 불러냈고,
그러던 중간에 좀 뛰어야겠다며 코디가 신겨준 굽높은 구두에서 내려와서 작은 무대를 발로 딛던,
쏟아내도 쏟아내도 뭔가 가슴이 벅차서 견디지 못해하는 듯이, 주어진 시간과 준비한 곡들이 부족한 듯이 노래하던 그녀는,
이전에 팀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신인인데 관객과 대화할 줄도 알고 자기가 어떤 모습을 보일 때 가장 자기다운지도 아는 듯했고 무엇보다 정말 노래를 부르고 싶은 그녀는 흔한 말로 '노래 안 시켜줬음 어쩔뻔 했어.. '하는 말이 조금도 아쉽지 않은 말 그대로 천상 가수였다.

준비한 무대가 끝나고 역시 준비한 앙코르 곡까지 다 불렀다.
관객도 가수도 밴드도 그 무대를 준비한 스태프들도 모두 아쉽다.
싸인된 씨디 한 장을 받아들고 나오는 동안도, 집에 와서 늦게까지 작업을 하는 동안도 한동안 만나보지 못한 좋은 여가수를 만난 속 시원함은 쉬이 가시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앞뒤 없는 글이라도 끄적이게 만들었다.

아무리 잘 적어보려고 해도 본 것을 겪은 것을 글로 다 전달한다는 것은 내겐 힘든 일...
www.yoari.kr

그녀의 뮤직 비디오가 공개된 홈페이지다.
가서 한 번씩 보시고 내가 하려던 말이 뭔지 조금이라도 느껴보시길...
죄송하게도 뮤직 비디오에서는 라이브에서 느꼈던 수천개의 심장을 느끼기는 힘들다.

아.. 깜빡할 뻔했는데... 중간에 한 곡 - Beyonce의 Sweet Dream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있는 악기 앱들을 이용해서 밴드가 연주하더라. 애플사에서 후원 건 아니었는데.. ㅎㅎ 재밌기도 했고.. 의외로 실 악기 연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리에 놀라기도 했고...
뭐.. 그랬단 얘기..


나오는 길에 우연히 들은 얘긴데 브아걸의 가인, 제아랑 요아리가 프로젝트 그룹을 만든단다.
브아걸... 긴장 좀 되겠다. 아이라인 아무리 진해도 요아리가 입을 여는 순간 무대에서 존재감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질텐데...

+1. 제목처럼 계획 없이 가서 사진이 똑딱이로 찍은 것 뿐이다. 공연장은 어둡고 조명은 강렬하고... 똑딱인 힘겹다...
그리고 솔직히 이게 내가 가진 젤 좋은 카메라고.. ^^;;

+2. 유툽에서 요아리+아이밴드가 아이폰으로 연주한 Beyonce의 Sweet Dream 비됴를 발견했다.
비됴 중간중간 악기별로 어떤 앱을 썼는지 자막(가격도 나오고...)이 뜨는데.. 당신도 그 앱을 사면 그런 연주를 할 수 있을 거란 착각은... 하고싶으면 맘껏들 하시길.. ^^



+3. 쇼케이스 직후부터.. 요아리의 '저기요'는 각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 상위에 랭크되고있단다.
Posted by jEdo :

자전거 타러 나갔다가 급 변심해서 극장에 들어가 젤 먼저 시작하는 영화를 고른 게 운 좋게도 방자전.
잊기 전에 좀 끄적이자.


감독. 김대우…
는.. 생각보다 나이가 꽤 많고 감독 이전에 잘 쓰는 시나리오 작가였다…란 사전 정보가 있었고 전작 [음란서생]을 보아 알듯 이야기를 꾸미는 데에 알찬 내공을 가진 이야기꾼이다.
[방자전]에서도 그는 21세기 들어 그가 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나 [음란서생]에 뒤지지 않게 적절한 감정과 논리의 수축 이완을 유도해서 관객보다 한 걸음 앞서 이야기의 숲길을 헤쳐나가는 데에 성공했다.
[방자전]의 아이디어는 발칙했고 플롯은 탄탄했으며 이야기는 절묘했고 대사들은 여전히 싱싱했다.


방자. 김주혁…
"양반의 여자가 아니고... 원래 제 여자예요..."

그래.. [방자전]이니 방자 먼저.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많이 영화화된 이야기의 대표적 주조연이면서 한 번도 그의 품성이나 존재에 대해서 다른 각도의 평가 - 는 커녕 상상하는 것조차 허락 받아보지 못한 설움을 [방자전]에서 타이틀 롤과 타이틀까지 독식하면서 다 풀어버렸으리라. 지하의 방자는 웃어라.
김주혁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내가 기억하는 [YMCA 야구단] 이후 줄곧 한국의 각종 ‘남자’를 연기해왔다. 그동안 그의 연예인스럽지 못한 평범한 외모에서 감독들과 관객들은 자신과 자신이 전화 한 통화로 만날 수 있는 그 ‘남자’들을 발견해왔나보다.
[방자전]도 역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내가 방자였다면… 나도 방자처럼 할 수 있었다면… 방자야.. 그러면 안되지… 하고 속으로 외치게 만드는 그런 ‘남자’의 이야기.

몽룡. 류승범…
"
내가사랑놀음에하세월할한심한놈으로 보이냐"


남자 얘기로 이어왔으니 몽룡부터…
류승범이 맡았으니 몽룡은 이제 폼나게 살긴 틀린 거다.
그래서 몽룡이 쫌 치사도 하고 비열도 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쥬같은 거 물말아 먹은, 좀 더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그런, 공부 잘하고 놀기도 잘 놀고 성공도 해버리는 있는 집 아들내미가 되기로 했고, 놀만큼 놀고 정신 차리고 공부도 하고 관직에 앉자마자 힘을 어떻게 써야 출세란 걸 할 수 있는지 머릴 쓸 줄 아는 그런 ‘남자’ 몽룡이 만들어졌다.
아… 이런 몽룡에게 여자의 마음은 마음을 다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빼앗거나 살 수도 있고 협상을 해서 얻을 수도 있는 그런 것이다.


춘향. 조여정…
"내가 놓은 덫인데 걸렸나는 봐야죠."


타이틀…이 춘향전이었는데.. 억울하겠지만 뭐 괜찮아뵌다.
그래.. 엄마가 잘 나가는 화류계의 큰 언니시고 아버지는 성참판이란 것 외엔 잘 알려지지도 않은 그런 절대미색의 아가씨가 너무 행실이 곱기만하다 했다. 이 시각을 욕하는 분도 있겠지만… 뭐… 대개 그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조여정의(김대우의) 춘향은 정절이나 지조는 살짝 접어서 물려두고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을만큼만 저울질도 하고 타협도 한다. 그런다고 가볍거나 싸게 굴지 않으니 보는 사내들의 애를 태우기는 선배들보다 월등히 낫다.
내가 이런 좋은 평을 주게된 이유는 아무래도 조여정이 이뻐서인가보다.
요즘은 참 찾아보기 쉽지 않은 말 그대로 단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의 그녀는 우결에서 보여준 순둥이의 모습만 가진 것은 아닌듯했다. 이런 춘향이를 만든 걸 보면…
어쩜 요즘 철들었거나 했는지도 모르지.
조여정이 아직 왕창 뜨지 못하는 게 안타깝기도 하면서 그냥 이 정도 인기에 머물러줬음 하는 밑도 끝고 없는 욕심이 난다. ㅋㅋ

마노인. 오달수…
"
여자나 남자나 버려졌을 때 메달리면 끝이야"


마… 누구…? 이러신다면.. 정상. 원작엔 없는, 있어서도 안될 인물이니까.
방자전의 내러티브를 이어가는 동아줄같은 인물이다. 게다가 오달수라니!!
시종일관 진지하기만하고 삼각관계의 팽팽한 긴장이 늦춰지지 않는 이야기의 완급조절에 대한 고민을 김감독은 마노인-오달수라는 수로 한 방에 해결봤다.
사실 춘향전이 [방자전]으로 탈바꿈할 수 있던 마술봉은 마노인이란 캐릭터다. 그래서 스포일러가 될테니 그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아… 그가 들려주는 얼토당토 않은 것만 같은 연애술에 남자들은 솔깃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들어두면 해롭진 않을 터…


월매. 김성령… 의 월매 역시 가감 없이 현실적이고 아리따운 그 나이의 화류계 아낙이었고
향단. 류현경… (오른쪽 사진)은 왠지 주연급에서 간당간당한 그 외모와 그걸 상쇄해주는 연기 덕에 사랑의 전령따위는 강하게 거부하고 춘향이보다 내가 뭐가 못해서… 라고 말해버려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향단을 만들어냈고… (어.. 죄송.. 너무 많이 말했나…)
월래. 정양… 청풍각의 주인 월매의 동생이고 위의 인불들과 함께 앉아 차도 마시고 웃기도 하지만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여배우는 세 친구의 정간호사 정양.. 컴백했으나 대사가 없다니..


변학도. 송새벽…
"
전 인생의 목표가 뚜렸해요"


그래.. 춘향전은 춘향-몽룡-학도의 갈등이 뼈대였지…
이 배우에 대해 얘기하자면 우선 “이 배우가 [마더]에서 원빈 입에 사과를 물려놓고 돌려차기를 하던 ‘세팍타크로 형사’예요.”라고 시작해야 옳다.
마더의 봉감독에 의해 발탁됐으며 봉감독이 기대해보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소개한 이 젊은 배우가 변학도를 연기한다고 해서 참.. 궁금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갑자기 똘똘해졌을까 하는 우려는 등장과 함께 물러갔고… 더는 말하지 못할 변학도의 매력… 극장에 가서 빠아져봅씨다!
아직 우리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와 이걸 이렇게 연기해내는 배우는 보지 못했다고만 슬쩍 알려드린다.
송새벽에 관한 조인스 기사.


색안경. 공형진… 은 요즘 그가 뭐 늘 그렇듯 정체된 듯한 그의 숙달된 연기를 보여줬고,
남원 호방. 오정세… (우측 사진) 요즘 제일 자주 보는 배우 중 한 명, 떠오르는 명품 조연이란 수식이 부끄럽지 않을 호연을 보여줬다. (변화무쌍 오정세의 물 오른 연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최
근작 중 시크릿을 보길 권한다. 베스트셀러는 아직 못 봐서 모르고…)


이 외에 [방자전]의 또 다른 공신을 찾으라면 두 말 없이 “그 절묘한 풍광이요..”하고 말할 것이다. 노릇불그스래 단풍이 지고 낙옆이 쌓였으면서도 숲은 푸르고 꽃이 만개한 그 산길과 폭포는 손으로 지어진 어느 세트보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사랑 이야기를 떠받쳐주는 최고의 세트였다.. 계절이 뒤섞인 걸 보면 어느 정도 사람의 손을 타긴 한 것도 같지만…

아.. 어쩌다보니 또 장황하고 횡설수설…
당신이 큰 재미를 찾는다면 ‘드래곤 길들이기’(이게 요즘 젤 재미지다며?)나 보시라고 등 떠밀고 싶고…
”[방자전]을 예매하셨다면 아주 잘 선택하셨다고만 말씀 드리리다.
뭐 판단은 본인의 몫이지만… 감독이나 배우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건 이미 아시지않소…”

Posted by jEdo :













Can you imagine what it is to cross an ocean?
For weeks, you see nothing but the horizon, perfect and empty.
You live in the grip of fear.
Fear of storm, fear of sickness on board, fear of the immensity.
So you must drive that fear down deep into your belly.
Study your charts, watch your compass,
pray for a fair wind
and hope,
pure,
naked,
fragile
hope.

At first, it's no more than a haze on the horizon.
So you watch.
You watch.
Then it's a smudge,
a shadow on the far water.
For a day.
For another day.
The stain slowly spreads along the horizon taking form,
until on the third day, you let yourself believe.
You dare to whisper the word.
"Land"



Posted by j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