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Paul Greengrass
주연: Matt Damon

이렇게 써놓으면 영화 세 편이 한데 묶인다.
Jason Bourne Trilogy 중 2, 3부인 The Bourne Supremacy (2004), The Bourne Ultimatum (2007), 그리고 Green Zone (2010)이 그 세편의 영화다.
솔직히 폴 그린그라스 감독이 본 시리즈 두 편을 만들었단 건 후에 알게된 정보고 911 사건 당시 국제 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한 여객기 안의 상황을 그린 Unite 93 (2006)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된 감독이고 그가 만든 이라크 전쟁의 진실을 다룬 영화 그린 존을 이제서 혼자 봤다.

영화는 물론 영화를 잘 만들 줄 아는 감독과 그를 신뢰하는 배우의 합작답게 훌륭하다.
과장되지 않은 적절한 액션과 전장의 긴장이 보여지고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라크인들과 전쟁터에서조차 자신들이 흥청망청 즐기기 위한 위락시설같은 '그린 존'을 설치한 미군의 우스꽝스런 모습이 소개된다. 초반엔 그렇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을 다룬 다른 많은 영화에서 처럼 이 영화의 초점은 '왜 이 전쟁을 시작했지?'라는 질문에 있다.
뭐 영화 뿐 아니라 이라크 전쟁이란 전쟁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의문에 시달려왔고 전쟁을 시작한 자들은 입을 꾹 다문 채 무언가 자신들이 챙겨야할 몫을 단단히 챙기고있다는 걸 누가 모르겠느냐마는 이런 대목에 있어서의 이 영화의 강점이라면 미국의 자본(imdb.com의 자료에 의하면 제작국은 미국, 영국, 스페인, 프랑스다)으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감독이 영국인이기때문에 가능했던 속시원함이 있었다는 것이 개봉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총평 중 가장 흔히 들었던 말로 기억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은 '밝히려는 자들'과 '감추려는 자들'의 두 무리로 나뉘어 어떤 사실을 놓고 목숨을 건 조용한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그 싸움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누가 싸움에 이겨서 이렇게 판이 바뀐다.. 하는 결말이 아닌 '원래 그렇게 돌아가고 있던 큰 그림'이다.

감독은 팽팽한 긴장의 끈을 마지막 몇 마디의 대사와 장면들에 고정해서 이 영화를 지탱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이제와서 이 영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결말이 말하는 바가 60년 전에 이 땅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그 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이 나라를 굴리는 큰 그림'과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한국전쟁 60주년에 우리가 돌아봐야하는 것도 어쩌면 '왜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됐는가?'하는 질문이 아닐까.
이번 주엔 '작은 연못'을 보러가야겠군

영화의 마지막 장면들을 갈무리해서 재구성해봤다.
미군 철군 발표 이후 상황이 정리되고 세워진 이라크 정부의 요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한 미국인과 대량 살상 무기를 찾으라고 전쟁에 투입되었다가 그 진실을 알아내려던 편에서 열심히 뛰던 미군 한 명이 등장한다.
주의: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

이 그림 보고 감질나시는 양반들.. 당장 디비디를 빌려다가...
Posted by jE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