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쓰레기 또래다. 90년대 초반에 서울 소재 대학교 다녔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지만 경상도 남자애들 말고는 금방 서울 말투 익힌다.
그래서 누가 어디 출신이지는 말해주지 않으면 잘 모른다.
진해, 부산 등지에서 왔다던 동기 여자 애들 입학하자마자 (나름) 깔끔한 서울 말 쓰더라.
들을 수 있는 사투리는 경상도말뿐, 신촌하숙처럼 사투리 범벅 아니었다.
2. 신촌하숙 하숙생들은 각자 고향에서 손에 꼽히게 잘 산다는 집안 자식들이다.
과재마다 재료비, 학기마다 등록금 걱정해야하고 파전에 막거리 한 잔 사먹기도 부담스러웠던 나랑 내 친구들이랑 비교하면
얘들 사는 거 무지하게 호사스럽다.
현실감 뚝뚝 떨궈지던 대목.
샘내는 건지도 모른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편마다 눈물 흘리면서 봤던 건 이 드라마의 중심에 그 수많은 재미를 위한 설정들과 코미디때문에 흔들리지 않을만큼 묵직하고 따뜻한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박아둬서일게다.
작가들 인생을 쫌 아는듯.
4. 응사 만든다는 말 듣고 안볼거라고 했었.
응칠의 성공에 고무된 방송사야 당연히 여세를 몰아서 더 큰 건을 터뜨리고싶겠지만
보통 그렇게 맨손으로 바닥 훑어가면서 만든 걸작의 후편은 전편의 평판까지 망가뜨리기 십상이라는 선입견을 떨칠 수가 없어서...
하지만 응사는 충분히 내 어리석은 걱정을 즈려밟고 가볍게 소포모어 징크스를 떨쳐냈다. 정말 박수쳐주고싶은 대목.
5. 눈물 마를 날 없는 게 인생이다. 눈물 두려워하지 마라.
6. 그래도 정우 나쁜 놈. 자꾸 울린다.
7. 나정이는 칠봉이랑 결혼했다면... 아마 심심해서 못살았을거라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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