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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2 느닷없이... 요아리 쇼케이스 갔었다. 1
요아리.

이게 뭐냐고?
아.. 그러는 거 아냐... 이거.. 라고 하는 거 아냐... 사람 이름이거든...

이 묘한 이름의 '아가씨'를 알게 된 얘기를 좀 해보려구 그런다.

며칠 전부터 트위터에 '요아리'란 신인 가수가 어디서 노래를 부르니 와서 좀 봐라.. 하는 트윗을 심심찮게 봤는데 어제 모처럼 한가한 날 정식 쇼케이스 소식을 듣고 홍대 앞 V홀로 갔는데...

조금 늦었다.
오프닝이었던 브아걸의 무대는 놓쳤고...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통통한 아저씨가 나오셔서.. 아 이 분은 그 유명한 대박 작곡가 윤일상씨다... 소개한 요아리의 '저기요' 뮤직비디오...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경고를 하신 게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주.. 농담은 아니었다고 할만큼.. 딱 그 만큼 충격적인 영상이 담겨있었다.
뭐 칼부림을 해서 피가 철철 흐른다거나 사지가 절단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음...

"혹시 상처란 걸 아나요 / 혹시 우는 법을 아나요 / 혹시 외로움이란게 어떤 건지 아시나요"

하고 질문하는 그 눈빛이 강렬해서 충격적이었고, 그 목소리가 절절해서 충격적이었고, one scene-one take으로 촬영된 거의 정지된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서 인생의 한 구석에 베어있음직한 서운함을 꾸밈도 과장도 없이 노래하고 연기해내는 작은 아가씨의 존재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하면 되려나...

뮤직비디오를 비추던 스크린이 올라가고 발목까지 오는 까만 드레스와 까만 모자를 쓴 자그마한 집시같은 아가씨가 둥당둥당하는 단순하고 강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방금 비디오에서 들었던 '저기요'의 라이브 무대.
단순한만큼 격정적이고 다소 반복적인 음악은 두번 연달아 들어도 라이브로 들어서일까, 그 눈빛과 표정으로 전달되던 감정들이 목소리로만 집중돼서 그랬던 걸까 이번엔 앞서 느낀 충격들이 한 데 묶여 천개의 심장이 달음질하는 듯한 비트에 실어 작은 공연장을 터뜨려버릴 듯 쏟아냈다.

자.. 이제 긴장을 좀 늦추고...
'안녕하세요, 요아립니다.'
인사를 한다.
어라. 이 아가씨 목소리가 이렇게 가녀리다니...
세번째 충격. ㅋ



인사에 이어...
전부 기억은 안 나지만 Avril Lavigne의 [Complicated]와 Cranbarries의 [Zombie]를 포함한 몇 곡을 정말 훌륭한 솜씨로 불러냈고,
그러던 중간에 좀 뛰어야겠다며 코디가 신겨준 굽높은 구두에서 내려와서 작은 무대를 발로 딛던,
쏟아내도 쏟아내도 뭔가 가슴이 벅차서 견디지 못해하는 듯이, 주어진 시간과 준비한 곡들이 부족한 듯이 노래하던 그녀는,
이전에 팀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신인인데 관객과 대화할 줄도 알고 자기가 어떤 모습을 보일 때 가장 자기다운지도 아는 듯했고 무엇보다 정말 노래를 부르고 싶은 그녀는 흔한 말로 '노래 안 시켜줬음 어쩔뻔 했어.. '하는 말이 조금도 아쉽지 않은 말 그대로 천상 가수였다.

준비한 무대가 끝나고 역시 준비한 앙코르 곡까지 다 불렀다.
관객도 가수도 밴드도 그 무대를 준비한 스태프들도 모두 아쉽다.
싸인된 씨디 한 장을 받아들고 나오는 동안도, 집에 와서 늦게까지 작업을 하는 동안도 한동안 만나보지 못한 좋은 여가수를 만난 속 시원함은 쉬이 가시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앞뒤 없는 글이라도 끄적이게 만들었다.

아무리 잘 적어보려고 해도 본 것을 겪은 것을 글로 다 전달한다는 것은 내겐 힘든 일...
www.yoari.kr

그녀의 뮤직 비디오가 공개된 홈페이지다.
가서 한 번씩 보시고 내가 하려던 말이 뭔지 조금이라도 느껴보시길...
죄송하게도 뮤직 비디오에서는 라이브에서 느꼈던 수천개의 심장을 느끼기는 힘들다.

아.. 깜빡할 뻔했는데... 중간에 한 곡 - Beyonce의 Sweet Dream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있는 악기 앱들을 이용해서 밴드가 연주하더라. 애플사에서 후원 건 아니었는데.. ㅎㅎ 재밌기도 했고.. 의외로 실 악기 연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리에 놀라기도 했고...
뭐.. 그랬단 얘기..


나오는 길에 우연히 들은 얘긴데 브아걸의 가인, 제아랑 요아리가 프로젝트 그룹을 만든단다.
브아걸... 긴장 좀 되겠다. 아이라인 아무리 진해도 요아리가 입을 여는 순간 무대에서 존재감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질텐데...

+1. 제목처럼 계획 없이 가서 사진이 똑딱이로 찍은 것 뿐이다. 공연장은 어둡고 조명은 강렬하고... 똑딱인 힘겹다...
그리고 솔직히 이게 내가 가진 젤 좋은 카메라고.. ^^;;

+2. 유툽에서 요아리+아이밴드가 아이폰으로 연주한 Beyonce의 Sweet Dream 비됴를 발견했다.
비됴 중간중간 악기별로 어떤 앱을 썼는지 자막(가격도 나오고...)이 뜨는데.. 당신도 그 앱을 사면 그런 연주를 할 수 있을 거란 착각은... 하고싶으면 맘껏들 하시길.. ^^



+3. 쇼케이스 직후부터.. 요아리의 '저기요'는 각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 상위에 랭크되고있단다.
Posted by jEdo :